기성용(25·선덜랜드)의 진화가 무섭다. 못하는 게 없다. 세트피스 골, 킬패스, 동료를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까지 완벽하다.
기성용은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크레이븐코티지에서 열린 2013-201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풀럼과의 원정경기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EPL 2호 골을 터뜨렸다.
기성용은 전반 41분 선덜랜드가 1-0으로 앞서있는 상황에서 세트피스 골을 넣었다. 동료 미드필더 아담 존슨(27)이 프리킥 기회에서 문전으로 빠르게 땅볼 패스하자 기성용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기성용이 때린 공은 상대 수비수를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해 12월 26일 에버턴과의 EPL 18라운드에서 페널티킥 결승골로 리그 데뷔골을 기록한 기성용은 리그 3경기째 만에 리그 2호골을 달성했다. 지난해 12월 18일 첼시와의 캐피털원컵(리그컵) 8강전에서 넣은 결승골까지 더하면 올 시즌 3번째 골이다.
기성용이 12일 기록한 골은 선덜랜드 구단의 EPL 통산 7000호 골이다. 선덜랜드는 경기 후 구단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기성용의 골이 구단의 7000호다. 이는 EPL 10번째 기록"이라고 전했다.
이날 기성용은 시즌 첫 도움도 기록했다. 후반 24분 역습 상황에서 공을 잡은 기성용은 풀럼 골대 앞에 있는 존슨을 확인하고 정확하게 전진 패스로 찔러 넣었다. 기성용의 킬패스를 받은 존슨은 빠르게 골문으로 쇄도해 오른발로 골을 성공시켰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이 EPL 첫 필드골과 함께 아담 존슨에게 완벽한 어시스트를 했다"며 평점 8점(10점 만점)을 부여했다.
기성용의 훈훈한 배려도 화제다. 선덜랜드는 구단 홈페이를 통해 "기성용이 존슨의 해트트릭 완성을 위해 페널티킥 기회를 양보했다"고 전했다. 선덜랜드는 3-1로 이기고 있던 후반 40분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다. 기성용이 키커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앞서 2골을 기록한 존슨이 대신 차 넣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존슨은 "만약 누군가 해트트릭을 앞두고 있다면 나 역시 그랬을 것"이라며 기성용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기성용의 활약에 선덜랜드는 기사회생했다. 선덜랜드는 풀럼을 4-1로 완파해 승점 3점을 추가했고, 선덜랜드는 4승5무12패(승점17)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선덜랜드는 19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기성용의 연이은 활약에 힘 입어 선덜랜드는 최근 9경기에서 단 한 번 밖에 패하지 않았다. 기성용은 이 기간 동안 3골·1도움을 기록하며 선덜랜드 상승세의 일등공신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