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5일 인천공항에서 오후 7시35분 항공편으로 1차 전지훈련지인 괌으로 떠났다. 그런데 아직 올 시즌 연봉 재계약을 하지 못한 주축 투수 윤성환(33)과 안지만(31)이 빠진 채 찜찜한 출발을 했다.
삼성은 이날 출국을 앞두고 전체 대상자 72명 중 69명의 연봉 재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윤성환·안지만·강봉규(36)가 미계약자로 남았는데, 강봉규는 이미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됐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연봉 계약을 마무리하고 전지훈련에 참가해야 야구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불참을 선택했다. 둘의 지난 시즌 연봉은 나란히 3억원이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지금까지 구단과 각각 네 차례 정도 면담했다. 그러나 의견 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류중일(51) 삼성 감독은 "연봉 협상을 마치지 못하더라도 같이 운동해야 한다"며 구단측에 캠프 동행을 요청했다. 그러나 둘은 류 감독에게 "팀을 생각하면 정말 죄송하다. 그러나 연봉 협상을 마무리하고, 괌으로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성환은 지난 시즌 팀내 투수 고과 1위다. 27경기에서 13승8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하며 '실질적 에이스'로 통했다. 팀 선발진 중 평균자책점과 투구 이닝(170⅔)이 1위이다. 통산 성적은 70승48패 28홀드 평균자책점 3.79다. 안지만은 지난해 54경기에서 6승2패 22홀드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했다. 2012년 11월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은 뒤 두 달가량 빨리 돌아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올 시즌에는 오승환(32·한신)이 빠진 마무리 후보 1순위다. 통산 성적은 48승24패 108홀드 평균자책점 3.49다.
이들은 "그동안 연봉 협상에서 늘 구단이 제시한 금액에 사인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윤성환은 "올 시즌 외국인 투수가 빠졌을 때도 꾸준하게 활약했는데 (구단의 협상 태도에) 아쉽고 섭섭하다"고 말했다. 안지만은 "종전에도 괌에서 계약을 완료한 적이 있는데 구단 제시안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며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최근 몇 년간 꾸준하게 활약해온 두 투수는 나란히 올 시즌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다. 삼성 구단의 협상 관계자는 "예비 FA 프리미엄은 없다. 성적에 따른 고과를 반영해 연봉 협상을 진행한다"며 "협상이 잘 마무리돼 조기에 합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둘은 미계약으로 몸 만들기에 다소 차질을 빚게 됐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각각 재계약을 일찍 하게 되면 늦어도 1월 초에 미리 괌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을 예정이었다. 일단 둘은 경산에서 계속 훈련할 계획이다. 윤성환은 "협상은 협상이고 운동은 운동이다"며 컨디션 관리에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