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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게 ⑩]셀프 헤어 전도사 차홍 원장



<사진2>`착한가게`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차홍 아르더`의 차홍 원장(왼쪽)과 하민 청담점 원장.
<사진2> `착한가게`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차홍 아르더`의 차홍 원장(왼쪽)과 하민 청담점 원장.


셀프 헤어 전도사로 유명한 헤어숍 '차홍 아르더'의 차홍(33) 원장. 그는 일주일에 3일은 하루 20명씩의 손님을 받고 나머지 날에는 각종 강의에 사진 촬영 등으로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지난 10일 청담점에서 만났을 때도 사진 촬영 때문에 밤을 새웠다고 했다.

차 원장이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도 챙기는 것이 있다. 바로 이웃과의 나눔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KBS 아나운서들과 함께 치매 할머니와 유기견 유기묘(고양이) 돕기 재능 기부 행사에 참여했다. 이 행사는 차 원장 등이 그린 동물 그림으로 에코백을 만들어 팔아 이웃을 돕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평소에는 장애아동 시설인 승가원 아이들을 머리를 손질해주고 놀아주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봉사는 처음 일을 배우던 스무살 때 헤어숍 동료들을 따라서 보육원을 간 것이 계기가 돼서 지금까지 하고 있다.

환경보호를 위한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아토피로 고생한 경험으로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환경부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헤어숍 식구들과 쓰레기 매립장에 직접 나무를 심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기부 캠페인인 '착한가게'에도 선뜻 동참했다. 서울 논현동 본점을 비롯해 강남점, 청담점에서 매월 일정액을 기부하고 있다. 차 원장은 "고객과 함께 사회에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던 차에 착한가게에 가입하게 됐다"며 "큰 액수는 아니지만 이웃을 도울 수 있어 가게를 찾는 고객은 물론이고 직원들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3>`착한가게`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차홍 아르더`의 차홍 원장(왼쪽에서 두번째)과 하민 청담점 원장이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3> `착한가게`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차홍 아르더`의 차홍 원장(왼쪽에서 두번째)과 하민 청담점 원장이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실 셀프 헤어법도 차 원장만의 나눔 실천이다. 차 원장은 손님이 헤어숍에 오지 못할 때도 아름다운 헤어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각종 방송과 인터넷에서 누구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머리 손질법을 알렸다. 반응은 뜨거웠다. 까칠한 네티즌들에게 '개념 헤어디자이너'라는 소리를 들었고 차 원장의 헤어법이 길거리에서 유행했다.

차 원장은 "일부 헤어디자이너들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헤어숍에 자주 오기 힘들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개의치 않는다"며 "길 가다가 제가 알려준 방법으로 머리를 한 사람들을 보면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차 원장의 나눔은 직장에서도 이뤄진다.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전시회나 공연 관람을 지원하는 등 복지를 최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차 원장은 "헤어숍은 직업 특성상 퇴사율이 높은 데 우리는 거의 없다"며 "복지에 투자하면 돈은 좀 더 들 수 있지만 직원들이 행복해하고 웃으면서 고객을 대한다"고 말했다.

차 원장이 이처럼 열심히 이웃과 나누는 이유는 어려웠던 어린 시절 이웃의 따뜻한 온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차 원장이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빠가 돌아가시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어 엄마와 6남매가 단 칸 방에서 살았다. 당시 엄마가 막내는 남자 아이이니깐 다섯째인 자신을 버릴까봐 두려웠을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이웃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단다. 차 원장은 "이웃들이 쌀이나 반찬이나 빵을 갖줬다. 문구점 아저씨는 학용품을 주기도 했다"며 "세상이 살아볼만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차 원장은 이후 세상에 조금이라도 빛이 되고 온전을 나누면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껏 이를 실천해오고 있다.

"이웃을 돕는 것을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자신이 행복을 받는 것"이라며 "작은 것이라도 나눔을 실천해보라." 셀프 헤어전도사 차홍 원장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사진=이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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