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종합식품사 롯데푸드는 27일 한국네슬레의 유상증자에 출자금 500억원 규모로 참여해 50%의 한국네슬레 지분을 취득키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푸드의 50% 지분 출자로 양사는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한 '롯데네슬레코리아 주식회사(LOTTE-Nestle (Korea) Co., Ltd.)'를 설립한다.
사업은 네슬레가 커피를 맡고 롯데가 유통하는 구조로 진행될 예정이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현재 한국네슬레 청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네스카페 솔루블 커피, 파우더 초콜리 음료, 파우더 과일음료, 커피 크리머, 펫케어 제품과 네슬레 프로페셔널 제품을 한국에서 생산·유통하고 판매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합작은 국내 커피 믹스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에 의미가 깊다. 네슬레는 1987년 국내 시장 진출 후 동서식품과 함께 커피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남양유업이 2010년 커피 시장 진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점유율을 빼앗겼다. 롯데 역시 롯데칠성 '칸타타'로 원두 커피 믹스 시장을 겨냥했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점유율 1%대에 머무르고 있다.
두 회사가 이번 합작을 통해 시너지를 꾀하고 커피믹스 시장 재점령을 노리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합작을 통해 네슬레의 강점인 글로벌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제품 노하우, 롯데의 강점인 한국 시장에서의 유통 및 경영력이 결합해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이 주도하고 있는 커피 믹스 시장에 판도 변화가 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그래엠 토프트 (Graeme Toft) 한국 네슬레 CEO는 “금번 합작회사 설립은 네슬레가 한국 솔루블 커피시장과 다른 제품군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는 국내 소비재와 리테일 부문의 선두기업인 롯데와 파트너쉽을 체결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네슬레의 식품사업부문의 전문성과 롯데의 리테일과 소비재군에서의 강점의 결합은 성장과 가치를 달성하는데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네스프레소 등 합작 대상이 아닌 네슬레 제품군과 브랜드는 네슬레가 100% 소유한 신설법인 네슬레 코리아 (Nestle Korea.) 유한책임회사에서 맡게 된다. 롯데칠성 역시 기존의 커피 사업을 계속 진행하며 커피믹스보다는 커피음료 중심의 사업을 강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