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연휴 기간동안 지상파3사가 선보인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은 총 11편. 일단 '설 특집'이란 명목으로 시청자의 반응을 살핀 뒤 정규편성을 논의하겠다는게 각 방송사의 의도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중인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지난해 추석에 방송돼 8%대의 시청률과 함께 호평을 들은뒤 정규 프로그램이 된 대표적인 케이스. MBC '나 혼자 산다'도 지난해 설 연휴에 파일럿 형식으로 방송됐다가 정규 편성된 프로그램이다.
올해 설 연휴에 방송된 11편의 파일럿 예능 중 정규편성될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은 3편 정도로 압축된다. 그중 SBS '주먹쥐고 소림사'는 문제없이 정규프로그램으로 방송될것이란 말을 듣고 있다. 9.7%의 시청률을 보인 것 뿐 아니라 김병만과 장우혁·육중완·틴탑 니엘 등 출연자들이 직접 중국 소림사에서 생활하며 훈련을 받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줬다. 고된 훈련을 받는 모습을 통해 다양한 재미를 줄수 있고 프로그램을 장기적으로 끌고가면서 보여줄수 있는 것들이 많아 정규프로그램으로 적합하다는게 방송관계자들의 평가다. 한 방송 관계자는 "SBS에서 '주먹쥐고 소림사'를 성공적으로 이끈뒤 아예 '주먹쥐고'라는 브랜드의 시리즈를 만들어보겠다는 야심찬 기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직 가시화된 단계는 아니지만 파일럿으로 내보낸 '주먹쥐고 소림사'가 좋은 결과를 얻었으니 일단 정규편성을 한뒤 차후 반응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9.6%의 시청률을 올린 KBS 2TV '밥상의 신'도 정규편성 가능성이 높다. MC 신동엽과 남녀패널 5인이 전국 팔도의 식재료로 만든 맛깔나는 밥상을 차지하기 위해 음식 관련 퀴즈를 푸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최근 트렌드인 '먹방'(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 코드를 제대로 살려냈다는 설명. 소위 '맛집'과 전국 유명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밥상의 신'은 유사 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만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퀴즈를 통해 지식을 전달하는 동시에 웃음을 유도하고, 또 음식을 보여주며 식감까지 자극하는 등 예능과 교양의 재미요소를 두루 갖췄다'는 호평이 올라왔다.
MBC의 파일럿 프로그램 중에서는 '기막힌 남편스쿨'이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청률은 5.8%로 높지는 않은편. 하지만, 일상적으로 각 가정의 남편들이 범할수 있는 여러가지 실수를 여실히 보여주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사실 '기막힌 남편스쿨'은 지난해 11월에 한차례 파일럿 형식으로 방송돼 4%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이다. 이후 멤버를 교체하고 포맷을 일부 수정하는 등 정비기간을 거쳐 새롭게 선을 보였다. '일등 남편 되기'에 도전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단 아이템 자체는 리얼 버라이어티에 열광하는 요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만하다는 말을 듣고 있다. 이미 두 차례나 파일럿 형식으로 방송될 정도로 MBC가 애착을 가진 프로그램이라 정규 편성 가능성 역시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