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벨로드롬은 선두유도원의 퇴피 시점이 변경되고 선수들의 출전 준비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주행능력 평가제가 도입했다. 주행능력 평가제란 입소 선수의 테스트 기록을 기준으로 수준 미달인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또 선수 상금체계도 과감히 손질했다. 특선급과 각 등급 1·2위 상금은 높이고, 하위 등급인 5∼7위는 낮췄다. 여기에 경주 중 낙차를 유발하거나 성적이 하위권에서 머무르는 선수는 보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육체적 고통은 물론 정신적 부담도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륜 출범 20년사에서 가장 대폭적인 손질”이란 평가를 받을만큼 가혹하고 큰 변화다.
그렇다면 주행능력 평가제 시행 이후 한 달간 나타난 변화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난 196회까지 네 차례 있었던 올해 경주 결과를 통해 주행능력평가제가 가져온 변화를 살펴봤다.
우선 금~일요일 3일간 평균 배당은 지난해에 소폭 감소됐다. 쌍승의 경우 22.8배에서 올 시즌 20.8배를 기록했다. 금요일의 경우 작년 평균은 22.4배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16.1배로 급락했다. 토요일은 각각 23.1(지난해 22.2)배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일요일은 27배(지난해 22.9) 크게 껑충 뛰었다.
저배당은 작년 평균 58% 에서 57.8%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중배당(20~50)의 비율은 2.1%가 증가했다. 고배당(50~100)은 약 1% 내외 가량 떨어졌지만, 역시 큰 변화는 없었다.
이는 전체적으로 축으로 나서는 강자들의 활약은 큰 변화가 없지만, 중위권 선수들의 약진이 빚어낸 결과다. 반면 하위권 선수들의 약세는 두드러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등급별로 봐도 그렇다. 하위급인 선발급의 평균배당은 작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우수와 특선은 소폭 올라섰기 때문이다.
관심 있는 대목은 경륜 팬들이 좋아하는 ‘초주 4번’의 입상률이다. 등번호 4번을 달고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총 15명이었다. 이는 전체의 7.7%로 지난해 평균 10%에서 크게 밑도는 수치다. 삼복승의 경우 승율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후로 떨어졌다. 4번을 전략적으로 노리는 고배당 마니아들에게는 큰 허탈감이 드는 결과다.
전략에 있어서는 추입이 약 10% 이상 증가한 반면 선행과 젖히기 기법은 우승 확률이 높지 않았다. 이는 선두유도원 퇴피시점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경륜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높은 상금을 노리는 중위권 선수들의 약진과 더불어 중배당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한편 “초주 4번 그리고 선행형의 약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