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왼손투수 유희관(28)은 누구보다 행복한 2013년을 보냈다. 5월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승승장구하더니 10승7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두자릿 수 승수를 거뒀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팀의 좌완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넥센과 치른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7이닝 동안 1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틀을 마련했다. 시즌을 마친 뒤 그의 연봉은 수직상승했다. 26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라 무려 285%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2013년은 그에게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다 가진 해'였다.
행복했던 2013년을 뒤로 하고 2014년 새해가 밝았다. 베이스볼긱 '꽃보다 야구'는 유희관을 새해 첫 손님으로 초대했다. 정순주 아나운서는 유희관을 만나 지난 시즌 활약의 뒷얘기와 야구 인생, 앞으로 목표까지 깊은 대화를 나눴다. 베이스볼긱은 일간스포츠가 만든 모바일 야구신문이다.
1년 만에 달라진 세상. "모든 것이 행복해요."
정순주(이하 정) : 유희관 선수 안녕하세요. 정규 시즌 끝나고 못봤으니 정말 오랜 만에 만나네요. 그런데 화면에서 자주 봐서 그런지 오래 됐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올 겨울 정말 바빴죠?
유희관(이하 유) : 네 이번 겨울은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어요. 각종 시상식에 참석한 뒤 연탄도 나르고, 김장도 하고 많이 바빴어요. (정 : 저는 당구치는 모습을 TV에서 봤어요) 네. 방송국 행사에 나가서 당구도 쳤어요. 일찌감치 탈락했는데, 갑자기 해설 위원을 하게 돼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죠.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이제 어느 정도 행사들이 마무리 돼서 최근에는 야구장 나와서 개인 운동을 시작했어요. 올 시즌을 준비를 하는 입장이니까. 몸 만들어야죠.
정 : 어떤 선수들보다 비시즌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를 하고 있나요.
유 : 지난해에 반짝이라는 얘기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부분에서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는 저에 대해 어느 정도 분석이 끝났기 때문에 주위에서 ‘힘들거다’ ‘2년차 징크스 생길 거다’ 이런 얘기가 들리는 건 사실이에요. 그러나 그건 제가 노력하면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결과로 보여줘야죠. 야구는 결과론적이잖아요. 올해도 잘하면 그런 말 없을 거고, 못하면 ‘역시 반짝이구나’ ‘분석이 되지 않아서 그런 거구나’는 얘기가 나오겠죠. 잘하든 못하든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된 것 같아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정 : 아무래도 부담이 될 것 같은데요. 부담을 느끼나요?
유 : 부담이요?(되물은 뒤 한참을 고민하다) 부담도 다소 되죠. 팬과 구단의 기대치가 많이 올라갔잖아요. 저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많기 때문에 조금씩 부담감을 느껴요.
정 : 기대가 커요? 아니면 부담이 더 커요?
유 : 저는 반반인 것 같아요. 기대가 너무 커도 안 될 거 같고, 부담을 너무 가져도 안 될 것 같고. 적당히 반반을 생각하면서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냥 그런 걸 다 즐기려고 해요. 이렇게 부담과 기대를 갖는 것도 내 입장에서는 행복한 일이잖아요. 2군에만 머물러 있다면 누가 저에게 기대를 하겠어요. 그것도 받아들일 거고 그냥 열심히 할 뿐이죠.
정 : 작년 비시즌 기억나죠? 올해와 비교하면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요?
유 : 알아보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졌어요. 불러주는 곳도 많아서 여러 행사를 다녔고요. 작년에는 불러주는 곳 하나 없어서 그냥 만날 야구장에서 운동하고, 개인적인 시간만 가졌어요. 이번에는 엄청 바쁘게지냈죠. 힘들다 했는데, 한편으로는 불러주는 게 행복한 거라 생각하고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어요. 그런 게 다 야구 외적으로 비춰지는 것이 잖아요. 구단에서 저를 신경 써서 불러줬는데, 그냥 즐기면서 했어요.
유병민(이하 민) : 안녕하세요 유희관 선수. 저도 오랜 만이죠?
유 : 12월에 라디오 방송에서 만났었죠. 유 기자는 한달에 한 번은 보는 것 같은데요(웃음).
민 : 그런가요?(웃음) 올해 유희관 선수를 경기장 안팎에서 지켜보면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어요. 우리 첫 만남 기억해요? 지난해 2월 정동의 한 성당에서 구단 직원 결혼식 때 인사했었어요. 그때 ‘1군에서 자주 인사 드리겠다’ 고 얘기했던 게 인상 깊었어요. 그런 자신감을 보이는 선수는 흔치 않거든요. 여유와 자신감은 천성인가요?
유 : 저는 무엇을 하든지 항상 자신감을 갖고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죠.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극복하는 기간도 저는 짧은 편이에요. 슬럼프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실수라고 생각하고 쉽게 잊는 편이에요. 방법은 따로 없어요. 그냥 천성인 것 같아요.
민 : 제가 유희관 선수를 만나면서 류현진과 비슷한 성격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 : 그런 대선수와 비교해주시다니 감사한데요(웃음) 생각 없이 보일 수 있는데, 그냥 당당하고 떳떳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생각이 많으면 머리 아프잖아요. 주위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모임 자리에 나가서 사는 얘기도 듣고. 야구를 생각하지 않아서 좋아요. 그 자리에서 나누는 대화로 공감대를 형성하잖아요. 야구 외적인 얘기들로 재밌게 생각하고 웃고. 그거면 충분할 것 같은데요.
정 : 1년 동안 삶이 많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아는 사람도 많아지고, 즐겁겠어요.
유 : 그냥 행복한 것 같아요. 모르는 것보다 아는 사람이 많아지는 게 낫잖아요? 그냥 지나가고 있는데 저한테 와서 사인해 달라고 요청하고. (정 : 부모님이 많이 뿌듯해 하시겠어요) 네. 정말 부모님이 뿌듯해 하세요. ‘아들 잘한다’는 주위 연락도 많이 받으시고. 요즘은 사인볼 좀 구해달라고 많이 요청하세요. 그런 걸 보면 뿌듯하죠.
정 : 소개팅도 많이 들어오겠어요.
유 : 소개팅은 야구를 잘 할 때나 못할 때나 알아서 잘 하고 다녔어요(웃음). 그냥 꾸준히 들어오던데요? 그런데 이제는 바빠서 할 시간도 없어요. 각종 행사에 불려다녔고. 운동도 게을리 할 수 없으니까요.
정 : 집에서 결혼 얘기는 없나요. 본인 생각은 어때요?
유 : 집에서는 아직 얘기가 없어요. 하지만 나는 예전부터 일찍 결혼하고 싶었어요. 아직 내 연인을 못찾은 것 같아요. 김현수나 임태훈, 이원석 등과 친하게 지내는데 모두 누가 먼저 결혼할 지 궁금해 해요.
정 : 이상형은 어떻게 돼요?
유 : 저는 진짜 얼굴은 보지 않아요. 주위에서도 다 알아요. 성격이 밝고, 활발하고 저와 대화가 잘 통하는 여자를 만나고 싶어요. (정 : 야구를 잘 아는 여자는 어때요?) 대부분의 야구 선수들이 야구를 잘 아는 여자는 만나고 싶지 않을거 에요. 물론 기본적인 룰 정도는 아는 게 좋지만, 너무 깊게 아는 여자는 별로 인 것 같아요. 제가 아기를 좋아해요. 외아들이다 보니 애를 많이 얻고 싶어요. 3명 정도 낳고 싶은데, 부인이 동의를 할 지 모르겠네요. 2명 낳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결혼을 빨리 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야구를 이제 시작한 거잖아요. 자리 잡고, 돈을 더 많이 벌어서 안정을 해야죠.
정 : 박병호 선수의 예를 보면 결혼을 해서 더 안정을 찾는 경우가 있잖아요. 본인은 어떨 거 같아요?
유 : 결혼을 해서 더 안정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전자에 해당할 거 같은데. 그냥 누군가 집에서 저를 기다려주는 것 자체 좋지 않나요? 같이 TV도 보고, 밥도 먹고 좋잖아요. 그런데 왜 이렇게 얘기하다가 결혼 한다고 하면 뜯어 말리는 지 모르겠어요. 혼자일 때가 편한 거라고 하면서(웃음)
(2편에 계속)
유희관의 유쾌한 입담, 그의 진솔한 모습 등 나머지 인터뷰 내용은 일간스포츠가 만든 모바일야구신문 베이스볼긱 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폰 다운로드][아이폰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