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송아 “걸그룹 멤버에게 세 번 당했어요” ②편에서 이어집니다. 아티스트 민송아의 인터뷰 [파트Ⅰ]은 ③회가 마지막입니다.
Q 어색하기도 하겠어요?
A 제가 목소리가 원래 하이 톤이에요. 약간 코맹맹이 소리도 있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역할들이었는데, 감독님이 약간 중저음에 우울하고, 제가 얼굴이 원래 밝은 얼굴이라서 우울함과, 그러니까 우울함이 단순한 표정이 아니라, 정말 일상이 무료하고 우울한 것 같은 그 향기 있잖아요.
Q 무미건조한 삶에 찌들어 있는...
A 네에에... 그래서 예쁜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라, 어, 나중에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서 내면적 치유가 되지만, 처음에는 정말 망가져 있는... 외모도 돌보지 않고 좀 지저분하고 안 씻은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여성성을 잃은 그런 망가진 여자 있잖아요.
Q 그런 거네...
A 네네. 그래서 내면적으로 조금 더 다양한, 내면 연기를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좀... 되게 재미있는 작업이다 싶더라고요. 연기 수업을 하면서 내면 연기를 이것저것 막 하는데, 막상 저는 화면에서 맨날 웃고 귀여운 척하고 예쁜 척하고 이런 것만 계속 시킨다 그래야 되나? PD님들이? 아무튼 간에 어쨌거나 뭐, 근데 그것도 고마운 일이죠. 그냥, 그냥... 고마운 일이긴 하죠, 사실. 이렇게 말을 하면 또 이상해 보일 수도 있는데, 고마운 일이긴 한데, 그래도 제가 미대를 나왔고 저는 뭔가 예술적인 걸 추구하는 그런 게 되게 강한 것 같아요. 그래서 ‘탤런트’가 아니라 저는 좀 ‘예술가’가 되고 싶은 것 같고, 연기도 행위예술에, 거의 그런 개념으로 저는 보거든요. 제 나름, 그건 누구, 뭘 흉내 내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미술과 연기가 되게, 결국은 똑같고 도구만 다른 게, 내면에 있는 걸 표현해서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고 마음을 움직이고, 그리고 음, 결국은 소통의 문제니까. 미술가들은. 매일 얘기하는... 그런 의미에서 저한테는 똑같은 작업인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그런 걸 추구하는... 그 동안은 많이 기회가 없었어요. 그런 걸 발산할? 그렇게 영화도 이제 두 편 개봉할 거고... 드라마 얘기되고 있는 것도 있는데, 마음 같아서는 영화 두 편 개봉하면서, 드라마도 같이 때리고 있을 때 영화도 두 편 같이 개봉하면 좋을 것 같은데... 어쨌거나 그게 안 되더라도 그냥, 뭔가 진지한 걸 통해서…. 어쨌거나 제가 루브르박물관에서도 전시하고 이번에도 했는데, 외국에서는 이런 전략이 먹히는 것 같아요. 제가 또 영국 BBC 방송 에서도 한국편 MC로, 회당 MC지만, 한국편에 대해서 스페셜 MC로 나오게 됐는데, 안 된다면 미국으로 갈 수도 있어요, 으하하하하~! 그리고 최근에 영화 하나 들어온 게 또 있었는데, 어, 완전 막, 강한 게 있었는데 그건 좀 고민하다...
Q 뭐가 강하다는 거죠? 에로틱? 선정적이고?
A 네, 뭐, 선정적이기도 하고 내용 자체가 세기도 하고... 너무 그렇게 한번에 강한 걸 보여주면 너무 그쪽으로 갈 것 같아서 조금 더... <나가요 미스콜> 에서는 상큼 발랄 섹시, <하루> 에서는 좀 우울하고 내면 연기 쪽으로 가고... 조금 더 다양한 그런 모습들, 그러면서도 영국 BBC 방송 같은 경우는 조금 지적인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나름대로 공부한 사람의 그런 걸 보여줄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아나운서 엔터테이너, ‘아나테이너’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겠고...
Q 미술 관련해서는 일단 손수 뽑아 오신 보도자료를 많이 참고할게요. 참, 민송아 앱은 잘돼요? 그냥 만들어놓고 땡이었나?
A 네, 거의 뭐, 그런 것 같아요. 제가 거기에 뭘 많이 올리고 그런 것에 익숙하지가 않아서 기존 페이스북이나 미니홈피에 정리돼 있는 게 워낙... 미니홈피 같은 경우는 옛날부터 해왔고 정리돼 있는 게 있는데 그걸 다 일일이 옮겨오기도 힘들고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음...
Q 여기에 그것 좀 적어주세요. BBC 프로그램 제목. (슥슥삭삭... 아까 그 보도자료 여백에 글씨로 쓰고 동그라미, 화살표 쳐가며...) 이건 한류에 대한 문화를 소개하는 건가요?
A BBC 는, 우리의 ‘컬투’ 같은 분들인데,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음식도 먹고 여행도 하고 요리도 하고... 그러니까 한국 음식을 자기네 스타일로 바꿔서 요리도 해요. 그런 거고, 우리나라 프로그램으로 따지면 <세상은 맛있다> , KBS 종영 프로그램인데, 그거랑 좀 비슷한 느낌... 그 한국편. 근데 이건 아직 결정을 못 냈어요. 한국편이 1회로 나갈지 2회로 나갈지 3회로 나갈지... 이것도 3월이고 <나가요 미스콜> 도 3월이고... 다 3월이에요, 신기하게.
입춘이 지났다. 이제 곧 3월이다. 꽃 피고 새 우는 춘삼월! 민송아는 3월에(3월부터) 일이 몰려 있다. 심심한 걸 당최 못 참는 성격이라 했으니, 일 몰려들어 정신없는 와중에 민송아는 기쁨의 비명을 지를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렇게 비명을 지르는 민송아를, 민송아의 새로운 면모를 여기저기서 수두룩하게 접할 것 같다.
사족: 인터뷰에 앞서 민송아가 건넨 보도자료에는, ‘살롱 앙데팡당展’ 수상 관련 내용과 인터뷰 기사 외에 본인의 프로필도 붙어 있었다. 우선 미술 관련 수상 및 전시 경력 스물일곱 건이 한 장에 꽉 차 있었다. 그걸 넘기니 드라마와 영화, 리포터, 쇼, CF와 모델, MC 등의 경력이 두 장에 걸쳐 빼곡히 나열돼 있었다. 분야 내에 뭉뚱그려진 걸 한 건으로 계산해도 모두 쉰아홉 건이었다. 노력이냐 재능이냐 할 것 없이, 민송아의 커리어는 호화롭기 그지없었다. 2014년엔 출발이 좋다고 스스로도 들떠 있었으니, 그 경력 한두 장 추가하는 건 그야말로 시간문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