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올림픽에 빠져도 제 할 일 다하는 페테르센
동계올림픽 보는 재미에 푹 빠졌지만 제 할 일은 다했다.
수잔 페테르센(33·노르웨이)이 박인비(26·KB금융그룹)의 세계랭킹 1위를 자리를 넘보고 있다. 어깨 부상으로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 불참했던 페테르센은 13일(한국시간)부터 호주 빅토리아골프장(파72)에서 시작된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6언더파 단독선두로 나서며 세계랭킹 1위를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 캐리 웹(40·호주)과 함께 라운드를 펼친 페테르센은 이날 버디를 무려 9개나 잡았고, 보기는 3개로 막았다. 5언더파를 적은 박희영(27·하나금융그룹), 제시카 코다(21·미국) 등의 2위 그룹과는 1타 차다. 박희영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었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페테르센은 어깨 부상에 대한 우려를 털어낼 정도로 안정적인 샷 감각을 보여줬다. 15차례나 그린에 올리면서 버디 기회를 만들어냈다. 특히 마지막 3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기분 좋게 2라운드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페테르센은 롤렉스 세계랭킹 포인트에서 9.66점으로 1위 박인비(9.93점)를 0.27점 차로 추격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박인비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페테르센은 “1위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좋은 플레이를 계속해서 펼친다면 언젠가는 도달할 수 있는 포지션”이라며 생애 첫 1위 등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사실 페테르센은 러시아 소치에서 진행 중인 동계올림픽 때문에 대회에만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북유럽 노르웨이는 동계올림픽을 최고의 빅 이벤트로 쳐준다. 노르웨이는 역대 동계올림픽 메달 수 전체 1위(303개)를 달리고 있는 동계스포츠 최강국이라 모든 국민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는 상황이다. 페테르센도 최근 소치올림픽을 지켜보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다. 그는 “친구들이 대다수 출전하고 있기 때문에 TV를 보며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며 들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페테르센은 트위터를 통해 노르웨이 선수들의 소식과 관련 동영상을 링크하는 등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그는 "만약 동계스포츠를 선택했다면 F1이라 할 수 있는 스키 다운힐 종목을 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재 소녀' 리디아 고(17·뉴질랜드)와 이민지(18·호주)가 4언더파로 공동 6위에 자리했다. 유러피언 투어 볼빅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호주교포 이민지는 계속해서 아마추어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최운정(24·볼빅)과 김민선(19·CJ오쇼핑)이 2언더파 공동 25위에 랭크됐다.
J골프는 대회 2라운드를 오후 1시, 3라운드를 오전 11시30분, 4라운드를 오전 11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