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56) 롯데 감독이 지난 달 20일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 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연습경기를 마치고 한 말이다. 롯데는 이날 최준석과 김대우·오승택의 홈런 3방을 앞세워 10-3으로 승리했다. 김 감독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그가 롯데 사령탑을 맡은 이래 처음으로 1경기에서 홈런 3개가 나왔다. 지난 시즌 그토록 갈망했던 홈런이 시원하게 터지자 자신도 모르게 자조섞인 말을 한 것이다.
롯데는 과거 '한 방'의 팀이었다. 2009~2011년까지 3시즌 연속 세 자릿수 팀 홈런을 기록하며 화끈한 공격을 선보였다. 특히 2010년에는 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로 이어지는 이른바 '홍대갈포'의 위력을 앞세워 팀 홈런 185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호(소프트뱅크)가 일본으로 진출한 2012년 롯데의 홈런은 73개로 급감했고, 홍성흔(두산)마저 FA(프리에이전트) 떠난 지난해에는 팀 홈런이 61개에 그쳤다.
김 감독의 말처럼 지난 시즌에는 1경기에서 3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적도 없다. 1경기 2홈런이 5차례 나왔을 뿐이다. 과거 1경기에서 무려 5개의 홈런(2011년 6월9일 대구 삼성전)을 터뜨리던 때를 기억해보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김 감독은 "밖에서 봤을 때 롯데는 무시무시한 타선을 구축하고, 언제든지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팀이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한 방을 책임져 줄 선수가 없었다"고 했다.
한 방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화력 증강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외부 FA 최준석과 외국인 선수 히메네스를 영입했다. 둘의 몸무게 합은 무려 260㎏에 달한다. 최준석은 지난 달 26일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2014 선수등록 현황'에서 체중 130㎏으로 최중량 선수에 올랐다. 히메네스의 몸무게는 프로필상 127㎏로 돼 있지만, 실제는 이보다 더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롯데가 '덩치'있는 선수를 원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화력 증강에 성공한 롯데가 1경기 3홈런을 다시 재연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높다. 손아섭은 "타선에는 중심이 있어야 한다"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최준석 선배님이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신다. 그렇게 되면 앞뒤 선수들은 우산효과를 보게 돼 홈런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3년 만에 세자릿 수 팀 홈런에 대한 기대도 높다. 최준석과 히메네스는 각각 25홈런·20홈런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간단하게 지난해 홈런 수에 더하면 106개가 된다.
김 감독은 "지난해에는 장타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주루와 작전을 통한 공격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화력이 보강된 만큼 적극적인 타격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훈련을 했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