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출연자 사망 사건과 관련 서귀포 경찰서가 복합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의 포인트는 촬영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는지 여부다. 강요에 의한 촬영이 확인되면 제작진에게 강요·협박·모욕죄를 물을 수 있다. 서귀포경찰서 측은 10일 오전 SBS '짝' 출연자 전 모(29)씨의 사망 사건과 관련된 브리핑에서 "사망원인은 자살로 본다. 아직까지는 강압이나 강요에 의한 촬영 정황이 포착된 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족은 '짝' 촬영 중 자살을 유발할 문제가 있었을 것이란 의혹을 접지 못하고 있다. 전 씨의 부모는 최근 일간스포츠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멀쩡하던 딸이 방송 촬영 중 왜 힘들어했고 왜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는지 밝히고 싶다"고 답답해했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명백히 밝혀내기 위해 '짝'촬영 영상·SNS와 통신 등을 집중조사할 예정이다.
-수사는 어디까지 진행됐나.
"사망 전 고인이 남긴 유서와 화장실 출입자가 없는 점 등을 미뤄볼 때 자살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출연진 11명과 제작진 5명을 조사했고 지인들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와 통화 메시지를 확인했지만 특인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동식·고정식 카메라를 받아 제작진과 고인 사이에 오고간 대화와 행동을 확인했다. 동영상 분석 결과, 아직까지 법률적으로 적용 가능한 자살 동기나 정황을 파악하지 못 했으나 앞으로 형사적 처벌이 가능한 강요에 의한 촬영이 있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 개인 신변상 원인이 없는지도 확인 중이다. 이를 모두 종합해 자살 동기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미 분석한 2시간 20분 동영상 분량에서 강요에 의한 촬영 정황이 포착되진 않았나.
"이 동영상에는 없다. 혼자 앉아 흐느끼는 장면과 화장실을 수차례 왔다갔다 하는 장면, 또 방에서 나간 후 들어올 때 펜이 손에 들려있는 장면 등이 있다. 라이터를 켜는 소리가 들리고, 종이 한 페이지가 태워진 부분이 있다. 해당 종이 내용은 다 타서 확인이 불가능하다. 1시간 10분가량 문이 잠긴 후 나오지 않았다. 현재까지 동영상은 타살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일 뿐이다."
-제작진의 강압이나 강요에 의한 촬영이 진행되진 않았다는 의미인가.
"유서에는 제작진에게 많은 배려를 받았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통신자료 분석결과 고인이 짝이 맺어지지 않는 과정에서 짝이 안되고 카메라가 자신을 집중한 것에 대해서 부담이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했다."
-촬영본이 변질(또는 삭제)됐을 가능성은 없나.
"없다고 본다. 동영상에서 비는 시간이 있는지 확인하면서 수사하고 있다."
-SNS 등 분석결과, 강요에 의한 촬영 정황은 포착됐나.
"아직까지는 없다. 동영상 자료를 통해 강압적 내용이 있는지 확인 할 예정이다."
-유서 내용에 자살 동기는 없었나.
"없다. 사는 게 너무 힘들다는 내용 뿐이다."
-생전 우울증 등 병원 기록은.
"1월 29일까지 자료 받았다. 아직 확인은 안 됐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계기는.
"지인들의 추천이 있었다. 추천 이유는 알려줄 수 없다."
-제작진과 출연진들을 재조사할 계획은.
"만약 촬영 중 강요가 있었다면 재조사도 이뤄질 거다. 또 형법상 강요·협박·모욕죄에 해당될 수 있는지도 확인할 거다."
-사전 출연 동의서(계약서)에는 어떤 내용이 있었나.
"정당한 방식으로 애정촌 촬영시 참여를 거부하거나 번복할 수 없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참가자는 규정된 계약 미이행시 혹은 이를 위반할 경우 어떤 불이익도 감수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앞으로 어떻게 수사를 진행할 계획인가.
"SNS와 통신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이게 상당히 방대하다. 총 13만 6000건이다. 아직 모두 하지 못 했지만 지속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방송 촬영 녹화분 전량에 대해서도 수사할 예정이다. 상당한 시간 걸릴 것 같다. 자살동기 여부를 파악하는데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