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늘어난 LG 투잡족, 누가 살아남을까



투잡족이 뜬다. LG에 멀티 포지션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김기태 LG 감독은 11일 NC 마산 원정 6회 말 수비에 들어가기 전 투수 임지섭을 포함해 무려 8명의 자리를 바꿨다. 이때 백창수(26)가 중견수 박용택 대신 좌익수로 들어갔고, 박용근(30)은 포수 윤요섭이 빠진 자리를 중견수로 들어가 메웠다. 문선재(24)는 좌익수에서 1루수로 이동했다. 시범경기 들어 내·외야 겸업 실험이 본격화하고 있다.

세 선수는 실수없이 깔끔하게 수비를 마쳤다. 백창수는 자신 쪽으로 날아온 뜬공 3개를 아웃으로 처리했다. 7회 말 투수 이상열이 1점을 주긴 했지만 LG는 5-2로 첫 경기를 잡았다.

LG는 올 시즌 전력이 한층 두꺼워졌다. 재활하던 선수, 군 전역 선수, 이적 선수가 한꺼번에 들어온 까닭이다. 특히 투수와 내야수가 넘쳐났다. LG 코칭스태프는 전력 극대화와 선수단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내야수 몇 명에 외야수 훈련을 시켰다. 자유계약선수(FA) 이대형이 KIA로 떠나면서 백업 외야수가 마땅치 않기도 했다. 백창수, 박용근, 문선재가 외야수 글러브를 꼈다.

백창수는 원래 2루수와 3루수를 보는 내야 유틸리티맨이다. 2011시즌 뒤 입대하기 전까진 고작 35경기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경찰 야구단에서 기량이 올라왔다. 작년 타율 0.316에 6홈런 41타점을 올렸다. 일본 오키나와 평가전에서 끈질기고 똘똘한 타격으로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었다. 외야 전 포지션 수비에 자신감이 있다.

불의의 사고로 지난 시즌 나오지 못한 박용근은 전지훈련에서 성실함과 절박함으로 김기태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박용근은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에 외야 수비를 할 수 있어 셋 중 가장 활용도가 높다. 또 2009시즌 19도루를 했을 만큼 발이 빠르다. LG는 이대형이 맡았던 대수비 대주자 요원이 필요하다. 경기 후반 교체 선수로 박용근이 적임자라는 평가다. 유격수 오지환의 자리를 위협할 선수로도 꼽히고 있다.

지난해 김용의와 번갈아가며 1루수로 뛴 문선재는 3루수 조쉬 벨이 들어오면서 외야수 겸업이 불가피했다. 정성훈이 1루수로 가고, 김용의는 1루수와 3루수 백업을 맡게 돼 발 디딜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는 고치 마무리 훈련부터 외야 수비를 했고, 오키나와 평가전에서도 중견수와 좌익수로 출전했다. 그의 경쟁력은 타격이다. 그는 첫 경기부터 4타수2안타 4타점의 원맨쇼를 펼쳐 인상을 남겼다.

LG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내·외야를 다 보는 선수가 이병규(등번호 7) 한 명 정도였는데 올 시즌 들어 세 명이 늘어났다. LG는 박용근과 문선재의 포지션을 외야수로 등록했다. 백창수는 내야수다.

세 선수는 시범경기가 정규시즌의 오디션 무대다. 아무리 내·외야를 다 맡을 수 있다고 해도 1군 명단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LG 내야는 정성훈 벨 오지환 손주인이 주전으로 꼽히고 김용의가 굳건한 1·3루 백업이다. 외야는 이병규(등번호 9) 이진영 박용택 정의윤 이병규(등번호 7)가 버티고 있다.

셋은 내·외야를 합해 두 자리 정도를 놓고 내야수 권용관 박경수 김영관 최승준, 외야수 임재철 배병옥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사진=창원-김민규 기자 mg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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