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2일 등록금 상위 10개 대학과 2014학년도에 등록금을 인상한 상위 2개 대학의 등록금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최근 연간 1000원에 육박하는 등록금을 징수하는 대학이 등장하고, 반대로 대학생들의 등록금 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관심을 끈다. 이번에 분석 대상이 된 대학은 한국산업기술대·추계예대·을지대·연세대·한국항공대·이화여대·한세대·한양대·성균관대·한서대·신한대·한중대 등 12개 학교다.
6개 사립대, 등록금 의존율 평균보다 높은 73.0%로
최근 3년 동안 사립대학의 평균 등록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산업기술대학교가 871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 대학은 등록금이 가장 비싸고, 3년 동안 13%나 인상됐다. 국·공립대학의 1인당 평균 등록금은 지난해 기준 410만원이었다. 이에 비해 사립대학의 1인당 등록금은 평균 736만 원으로 국·공립대학의 학생보다 평균 326만 원이나 등록금을 더 납부해야 했다.
사립대학의 교비회계 기준 운영수입은 등록금·법인전입금·기부금·국고보조금 등 4대 재원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2010~2011년 미국 사립대학과 주립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이 각각 33.3%, 18.9%인 것과 비교하면 현격하게 높은 수준이다. 분석 대상이 된 12개 대학 중 한서대학교를 비롯한 6개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이 평균인 66.6%보다도 73.0%였다.
한편 정부 부담 역시 낮아 1985년 이후 현재까지 대학교육에 대한 정부의 부담 비율은 15.5~22.8%로 70% 이상을 정부가 부담하는 OECD 국가들과 많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 또한 대학교 등록금 부담에 뒷짐지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이화여대, 이월·적립금 8442억 원
이월·적립금은 대학에서 미사용한 이월자금과 특정사업 등을 위해 적립하는 기금이며, 그 재원은 대부분 등록금 수입이다. 지난 1995년 2조 7188억원(151개교)이던 사립대의 이월·적립금은 2012년 10조 5513억원(152개교)으로 급증했다. 7년간 무려 4배 가량 증가했다. 이화여대와 연세대는 2012년까지 각각 약 8442억원과 6560억원의 이월·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 성균관대와 한양대도 각각 약 2533억원과 1307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12개 대학 중 5개 대학은 반값 등록금까지 실현가능할 정도로 이월금이 높은 수준이었다. 한국산업기술대학교는 현재 축적한 490억원의 이월금 중 12%만 사용해도 필요 금액인 60억 원을 충당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대학등록금 천만 원 시대'는 사립대학이 예산을 투명하게 운영하지 않고, 과거 소비자물가상승률의 2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등록금을 고공 인상시킨 결과이다. 현재 대학들이 보유하고 있는 거액의 이월·적립금 중 상당 부분은 과거 학생들이 납부한 등록금에 기인하고 있으므로 대학들은 이를 교육수요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