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10구단 kt가 훈련하고 있는 수원 성균관대학교 야구장. 이날 넥센 2군과 시합을 앞둔 선수단은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점심 식사를 위해 배식 차량 주위로 몰렸다. 그러나 고된 훈련 뒤 꿀맛 같은 점심을 기대한 선수들의 표정은 이내 어두워졌다. 식사를 할 공간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배식을 마친 선수들은 구단 버스에 올라 식사를 했다. 그러나 버스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나머지 선수들은 주차장 바닥에서 식사를 했다. 이를 지켜본 조범현 kt 감독은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kt가 집 없는 설움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열악한 훈련장 여건에 주변 시설까지 미흡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조 감독은 "구단 측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지만, 주위 협조가 조금 부족한 상황이다. 수원구장 리모델링 공사가 끝날 때까지는 힘들지만 참고 견뎌내겠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는 "수원시와 학교 측에 협조 요청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 결정과 소통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kt의 고생은 예견됐다. kt의 안방 수원구장은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사용할 수 없다. 공사가 8월 말이나 돼야 끝나기 때문에 사실상 올 시즌 사용은 힘들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kt는 최근 성균관대의 야구장을 2년 간 제공받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필요한 야구장 시설을 증축하는데 6억원을 투입했다. 2월 말까지 1·3루 더그아웃을 정비하고, 홈플레이트 뒤쪽에 2층 건물을 세워 다양한 목적의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행정적인 절차에 발목을 잡혀 공사는 3월 말에나 끝난다. 열악한 환경이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kt가 수원구장으로 가게 되면 건물은 성균관대로 귀속된다.
kt는 당초 성균관대가 아닌 경기도내 다른 지역에서 훈련을 하려 했다. 하지만 수원시가 가급적 행정구역 안에서 훈련하기를 희망했고, kt는 성균관대를 택했다. kt는 성대 측에 협조를 요청했고, 성대 스포츠단 훈련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야구장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야구장 외 시설은 외부를 이용해야 한다. 선수들은 정규 훈련이 끝나면 버스로 이동해 다른 장소에서 야간훈련을 하고 있다. 공간적, 시간적 제약을 많이 받아 효율적인 훈련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퓨처스리그 데뷔를 앞둔 막내 kt의 집 없는 설움은 5개월 정도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