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명승부를 펼쳤던 두 감독이 만났다. 14일 수원 성대구장에서 kt와 고양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두 감독은 오랜만에 밝게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사제지간인 둘은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다. 당시 두 팀은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고, 결국 조범현 감독이 이끈 KIA가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김성근(72) 당시 SK 감독이 시즌 중반, 조범현(54) 감독이 시즌이 끝나고 물러난 이후 둘의 맞대결은 처음이다. 2011년 8월 1일 문학 경기가 두 감독의 마지막 맞대결이었고, KIA가 이겼다.
"감독님께서 가르치신 원더스 출신인 (오)현민이, (채)선관이가 우리팀 주축입니다."(조범현 감독)
"그래, 어허허허."(김성근 감독)
김성근 감독은 2011년 말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사령탑에 올랐다. '선수사관학교'라고 불리는 원더스에서 지금까지 17명이 프로 진출에 성공했다. kt도 창단과 동시에 오현민, 채선관, 김종민 등 원더스 출신 선수들을 영입했다. 조범현 감독은 KIA를 떠난 이후 KBO 육성위원, 삼성 인스트럭터 등을 거치면서 야구계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2013년 10구단 kt가 창단이 경정됐다. 두 감독은 사령탑 후보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조범현 감독이 10구단 kt 초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전지훈련 거치면서 훈련을 견디는 힘은 나아졌는데, 아직 선수들이 많이 어려서 시간이 좀 걸릴거 같습니다."(조범현 감독)
"kt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겠어. 어허허." (김성근 감독)
"많이 배우겠습니다." (조범현 감독)
kt는 지난해 10월부터 160일간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지난 11일부터 연습경기를 계속 치르고 있지만, 대학팀에 질정도로 적응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고양 역시 지난 2일까지 일본 고치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이 기간 고양은 테스트를 통해 선수단 46명을 확정했다. 외국인 투수 마토스, 곤잘레스를 비롯해 최향남, 김수경 등프로 출신 선수들도 원더스에 입단했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던 양 팀의 경기는 12-3, 고양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두 팀은 외국인 선수 kt 마이크와 고양 알데바로호를 선발로 투입시키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타선 응집력이 좋고, 수비에서도 안정된 모습을 보인 고양이 승리했다. 조범현 감독은 "상대하고 싸워야하는데 아직 선수들이 어리다보니 자신과의 싸움도 이기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를 계속하다보면 좋아질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팀은 16일까지 고양구장과 성대구장을 오가며 평가전을 치르고, 5월 27일 퓨처스리그 교류경기를 통해 공식적인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