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전창진 감독의 엄살, KT 4강 PO 이끌었다
작전의 승리였다.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승 기록(40승)을 보유한 전창진(51) 감독의 영리한 전략이 KT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20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전 감독은 “마치 신인으로 돌아가서 감독을 맡는 것 같다. 나는 아직도 부족한 지도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수비를 잘 못 하는 선수들로만 선발로 내세웠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는 정신력 싸움이 중요한데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 감독의 걱정은 엄살이었다. KT는 1쿼터부터 공격적으로 몰아부쳤다. 아이라 클라크(39·200㎝)가 1쿼터부터 10점을 넣었고, 플레이오프 들어 슛 감각이 좋아진 주장 송영진(36·198㎝)도 3점슛 2개를 깔끔하게 성공시켜 공격을 주도했다. 전자랜드는 주력 슈터 정영삼(30·187㎝)이 1쿼터 3분여 만에 발목 부상을 당해 초반부터 악재를 겪었다.
1쿼터를 20-16으로 앞선 상황에서 전 감독은 2쿼터에 승부를 걸었다. 슈터 조성민을 제외한 선수 4명을 모두 바꿨다. 전 감독은 정규 시즌에서 좋은 수비력을 과시했던 김현중(33·181㎝), 민성주(27·201㎝)를 투입시켜 수비를 강화하는 작전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이 교체 작전은 성공을 거뒀다. KT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뛰어다니며 전자랜드 선수들을 꽁꽁 묶었다. KT의 그물망 수비에 걸린 전자랜드는 2쿼터에서 7분30초동안 무득점에 그쳤다. 전자랜드가 무득점에 그친 사이 KT는 후안 파틸로(26·196㎝), 조성민이 4점씩 넣고, 전태풍(34·180㎝), 김현중이 나란히 3점슛을 1개씩 성공시켜 점수 차를 벌려갔다. 결국 2쿼터에 39-22, 17점 차로 점수를 벌렸다.
3쿼터 이후에도 KT는 내내 압도하는 경기를 펼쳤다. 3쿼터 중반에는 김현중의 패스를 받은 파틸로가 호쾌한 앨리웁 덩크슛을 꽂아넣어 100여 명의 KT 원정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4쿼터 중반 이후 전 감독은 비주전급 선수들을 모두 투입한 뒤,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는 여유도 보였다.
결국 KT는 전자랜드를 79-57로 대파했다. 파틸로가 22점·8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송영진이 3점슛 3개를 포함해 16점을 넣어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다운 활약을 펼쳤다. KT는 출전 선수 12명 전원이 득점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끈질긴 벌떼 농구로 6강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끌고 간 전자랜드는 5차전에서 3점슛 성공률이 22.7%(22개 중에 5개 성공)에 불과하면서 홈에서 무너졌다. KT는 22일 오후 2시 창원실내체육관에서 LG와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인천=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