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월화극 '밀회'에서 주목할 배우가 김희애와 유아인만 있는건 아니다. 심혜진·김혜은·김창완 등 조연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도 드라마의 인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7일 첫 전파를 탄 '밀회'는 역대 JTBC 월화극 중 최고 시청률(3.7%, 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광고제외 기준)을 기록하며 호평받았다. 18일 방송된 2회 시청률은 3.8%까지 올라갔다. 분당 최고시청률은 5.3%까지 치솟았다. 김희애와 유아인의 본격적인 러브라인이 형성되기 전인데도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무료로 제공된 1회 다시보기 서비스의 조회수도 이틀만에 44만건을 넘어섰다.
체감 인기는 그 이상이다. 겨우 2회분이 나갈 동안 각종 온라인 게시판과 SNS에서는 '밀회' 관련 글들이 쏟아졌다. 두말 할 것 없이 호평일색. 몰입도 높은 각본과 영상미, 김희애·유아인 두 주연 배우의 완벽한 호흡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녹였다는 평가다. 극중 등장한 피아노 곡까지 화제가 됐다. 여기에 또 하나 화제가 되고 있는게 바로 '명품조연'들의 열연이다.
가장 먼저 시선을 잡아끈 이는 김혜은이다. 극중 김희애의 예고 동창이자 서한예술 재단 대표인 서영우를 연기했다. 김혜은의 존재감은 17일 첫방송부터 강렬했다. 대표 자리에 앉아있으면서도 일보다 어린 남자와의 연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침대 위에 남자와 엉켜있는 장면이 전파를 타 눈길을 끌었다. "그렇게 남자를 만나려면 진짜로 사랑을 해라"고 다그치는 김희애의 따귀를 올려붙이며 강한 성격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구두을 신은 상태로 김희애의 집안에 들어가 소리를 지르는 등 독한 악녀 연기를 완벽히 소화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김혜은과 불꽃튀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심혜진(한성숙)의 연기 역시 강렬하다. 심혜진이 맡은 역할은 김혜은의 계모. 서한예술재단 이사장이자 김혜은 아버지인 서회장의 후처다. 나이차가 얼마 나지 않는 의붓딸 김혜은과 재단을 사이에 두고 끊임없이 충돌한다.
첫회에서 자신에게 무례하게 구는 김혜은의 머리채를 잡고 변기에 처박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혜은을 향해 "돌대가리"라고 외치며 눈을 부릅뜨는 모습은 살벌함 그 자체였다. 향후에도 김혜은과 심혜진의 맞대결이 드라마의 재미를 끌어올려주는 '비법양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희애의 남편을 연기하고 있는 박혁권(준형)은 뛰어난 실력에도 라이벌 교수에게 열등감을 가진 나약한 지식인의 모습을 리얼하게 살리고 있다. 자연스럽고 몰입도 높은 연기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서한음대 학장 용기 역을 맡은 김창완은 겉으로는 온화해 보이는 인물. 하지만 권력과 재물에 눈이 멀어 음대 입시 비리를 계획하는 상류층의 어두운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전작인 '별에서 온 그대'를 마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밀회'에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박혁권의 라이벌 교수 조인서 역의 박종훈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미국 버클리 음대 출신의 피아니스트인 그는 클래식 음악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이 드라마의 격을 높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