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세대를 주 타깃으로 하던 케이블 채널들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상파에서는 '7080 콘서트' '가요무대' 등 중장년층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있었지만 젊은 층을 타깃으로 삼는 케이블 채널에서는 중장년층을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작년 케이블채널 tvN에서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가 성공한 이후 4050세대의 케이블채널 유입이 증가한 상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최근 tvN, Mnet 등 대표 케이블 채널들이 4050세대의 시청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론칭해 중장년층을 TV앞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4050 음악 토크쇼' 부터 '트로트 오디션'까지.
트렌디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주로 다루는 tvN은 90년대 최고의 MC인 주병진과 박미선을 내세운 음악 토크쇼 '가요 근대사 방자전'을 내놨다. 주병진 뿐만 아니라 소방차 정원관·김완선·변진섭·김태원 등 80~9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던 '음악계의 레전드'들도 함께 한다. ‘방송을 잘 아는 자들이 전하는 이야기’라는 컨셉트로 연예계 생활 30년 이상되는 8090대의 방송가 스타들이 당시 가요계를 추억한다. 또한 당시 방송계 비화에서부터 2014년 연예계에 관련된 이야기 등을 가감없이 털어놓는다.
박미선은 지난 1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4050세대를 위한 프로그램들이 부족하다. '근대가요사 방자전'은 1020대 젊은 세대와 4050대 부모 세대의 통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Mnet도 4050세대의 마음잡기에 나섰다. '슈퍼스타K'의 트로트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트로트 엑스'를 론칭했다. 1020 시청층을 타깃으로 트렌디한 음악이나 아이돌 등을 내세우는 Mnet에서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기는 트로트라는 장르를 전면으로 내세운 것. 전통 트로트에 EDM(일렉트로닉 댄스 음악)·발라드·댄스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젊은 시청층까지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프로그램 충성도 높은 4050 +'복고 콘텐트' 성공 입증
그렇다면 케이블채널이 4050세대의 마음 잡기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로, 4050 시청층이 TV를 시청하는 주 세대라는 것이다. 4050 시청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KBS 2TV '불후의 명곡'을 통해 검증된 바 있다. 40-60대 이상, 혹은 트로트 '전설' 등을 초대해 적극적으로 중장년 층을 끌어들인 '불후의 명곡‘은 지난 8일, 15일에 시청률을 12.5%, 14%를 기록해 '국민 예능'이라고 불리는 '무한도전'을 꺾었다.
이에 시청률 전문 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관계자는 "'불후의 명곡'은 중장년층 시청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다"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중장년층의 마음을 얻는 게 중요한 과제다"라고 밝혔다. 또한, 4050 세대를 위한 '복고 컨텐트'가 젊은 시청층에게도 통하고 있다는 사실이 검증됐다는 것도 이유다. 2009년 대중문화계에 불어닥쳤던 '쎄씨봉' 열풍과 영화 '써니' '건축학개론'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등의 성공은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들에게도 '복고 컨텐트'가 '먹힌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가요근대사 방자전'의 문희연 PD도 "'건축학개론’이나 ‘응답하라 1994’등의 컨텐트가 대중에게 사랑을 받았다. 젊은 세대와 중장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잘 만든 프로그램'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한 CJ E&M 관계자는 "케이블채널의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많아졌기 때문에 젊은 시청층 뿐 아니라 더 넓은 시청층까지 포용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다. 앞으로도 TV 주요 시청층인 4050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 제작에 고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