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엔 현금이 최고?…30대 그룹 현금성 자산 ‘18.3%↑’
대기업들이 지난해 현금성 자산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상장사 171개사(금융사 제외)의 현금성 자산을 조사한 결과 총 157조7000억원으로 전년 133조3600억원 대비 18.3% 증가했다. 현금성자산은 현금에 단기금융상품을 더한 것이다.
특히 30대 그룹 전체 현금성자산 중 삼성·현대차·SK 등 ‘빅3’가 70%를 차지했고, 10대 그룹이 88% 비중을 보여 ‘쏠림’도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30대 그룹 중 현금이 가장 많은 곳은 60조원의 삼성이었다. 삼성은 전년도 42조8600억원보다 무려 40%나 크게 늘었다.
2위는 현대차그룹으로 34조6000억원에서 39조5000억원으로 14.2%가 증가했다. 3위인 SK그룹은 10조9600억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삼성과 현대차, SK 등 ‘톱3’의 현금성 자산을 합치면 총 110조4800억원으로, 30대 그룹 전체의 70.1%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 66.3%보다 3.8%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4, 5위는 LG그룹(9조1400억원)과 포스코(7조6200억원)가 차지했다. 포스코는 그룹 자산규모는 6위로 롯데에 뒤지지만, 현금보유량에서는 한 계단 높은 5위를 차지했다.
이어 롯데그룹(3조9400억원), GS그룹(3조1800억원), KT(2조3200억원), 한진그룹(2조1300억원), 현대중공업(1조9200억원) 등이 ‘톱10’에 올랐다.
상위 10대 그룹의 총 현금성자산은 139조4000억원으로 30대 그룹 전체의 88.4%에 달해 2012년 85.5%(114조 원)보다 2.9%포인트 높아졌다.
이들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는 현금성자산이 18조2600억원으로 19조2800억원에서 5.3% 되레 줄었다.
이밖에 대림그룹(1조8400억원), CJ그룹(1조5600억원), 금호아시아나그룹(1조5000억원), 동국제강그룹(1조4500억원), 두산그룹(1조4400억원), 현대백화점그룹(1조2900억원), 현대그룹(1조600억원), 한화그룹(1조300억원) 등이 1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했다.
현금보유량이 가장 적은 곳은 동부그룹으로 2500억원에 그쳤고, 신세계그룹도 3750억원으로 그룹이 해체된 STX(3840억원)보다 낮았다.
현금성자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금호아시아나로 87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72% 증가했다. 한화(42.8%), 삼성(40%), 대우건설(25.5%), 대우조선해양(25.1%), 롯데(22.7%)가 20%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신세계(-39.5%), STX(-35.1%), 두산(-28.6%), 동부(-23%) 등은 하락폭이 컸다.
개별 기업으로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53조원으로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했다. 전년 36조2000억원 대비 46.5% 올랐다. 2위는 현대차 21조7000억원, 3위는 포스코 7조1000억원, 4위 현대모비스 6조6600억원, 5위 기아차 6조3500억원이었다.
이에반해 신세계인터내셔날(1억7000만원), CJ씨푸드(2억7000만원), 효성ITX(3억3000만원)는 현금보유량이 1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