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야심차게 내놓은 포어 리베로(Fore Libero)가 일본 최강의 스리백 앞에 섰다. 서울의 변형 스리백이 진정한 시험 무대에 올랐다.
서울은 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조 4차전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홈 경기를 갖는다. 최 감독을 올시즌 초부터 김진규·오스마르·김주영으로 이뤄진 스리백을 가동했다. 그러다 지난달 19일 히로시마 전에서 1-2로 패했다. 스리백 대 스리백으로 맞붙었지만 서울은 역부족이었다. 다카하시와 시오타니가 연속골을 넣은 히로시마는 하파엘 코스타가 한 골을 만회한 서울에 승리했다.
히로시마는 일본 J리그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2년 연속(2012, 2013) 일본 최고의 감독으로 꼽힌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스리백에 기반을 둔 전술로 일본을 평정했다. 올해 처음 스리백을 쓴 서울이 상대하기 녹록하진 않았다.
이 경기 이후 고집스럽던 최 감독도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그가 찾은 해법은 포어 리베로였다. 포어 리베로는 스리백 중 한 명을 미드필드 지역으로 올려 변화를 준다. 서울은 오스마르를 허리진까지 올리는 변형 스리백 전술을 시험했다. 변화의 시작은 부산과의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였다. 서울은 부산 전(0-1)에선 패했지만 4라운드 제주 전(2-0)에선 승리하며 어느 정도 성과를 봤다. 최 감독은 "오스마르가 전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도 봤다"며 "그 자리에서 잘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스마르가 중심을 잡아주자 경기력도 올라왔다. 제주와 경기에서는 후반 중반 이후 리드하고 있을 때 스리백으로 변해 제주의 공세를 막아냈다. 제주와의 경기를 마친 뒤 최 감독은 "올시즌 스리백과 포백을 상대에 맞게 사용하겠다"고 했다. 포어 리베로의 가능성을 본 경기였다. 그리고 이제 스리백을 포기하게 만든 히로시마를 다시 만났다. 포어 리베로는 히로시마의 스리백에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