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롤짱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만화 `롤짱`의 도입부. 이 작품에선 온라인 게임 `LOL`을 변형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일간스포츠 연재 만화 '강안남자'의 김성모(45) 작가가 게임 만화 '롤짱'으로 '롤짱 신드롬'을 형성하고 있다.
'롤짱'은 현재 가장 인기있는 온라인 액션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차용한 게임 만화다. 김 작가가 올 2월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단독으로 개인사이트에 올리는 '롤짱'이 매번 검색어 최상위권으로 뛰어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매체에 속하지 않은 연재임에도 불구하고 6회만에 조회수 100만 건을 돌파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만화 독자·게임 유저 쌍끌이
'롤짱'은 온라인 액션게임 'LOL'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김 작가가 자신의 스타일로 바꾸어 그린 학원물이다. 강건마는 원래 약골이지만 게임 속 캐릭터 리심의 기운을 받고, 그 기술을 실전에 사용해 학교 짱에게 복수한다. '롤짱' 속에 등장하는 챔피언의 이름을 리신에서 리심으로, 가렌을 가렘으로, 마스터이는 미스터이, 베인은 배인으로 약간씩 변경해 연재하기 때문에 게임 유저들에게도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만화 '롤짱'이 등장했을 때 'LOL' 제작사인 라이엇 게임즈와 저작권 문제가 발생했다. 김 작가는 연재 시작 후 'LOL'의 한국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를 방문해 만화 연재가 게임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도출해냈다. 과거 인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 크래프트’를 만화로 연재하는 과정에서도 제작사인 블리자드와 협의를 통해 저작권 문제를 풀어냈던 그는 "'롤짱'을 작가의 재창작물로 인정해준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에 감사한다. 만화 독자와 게임 유저를 동시에 만족시키고, 이전에 없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롤짱'이 만화책으로 제작돼 PC방으로 진출할 경우 베스트셀러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롤짱'을 계기로 PC방이 게임을 소재로 한 만화책이 팔리는 복합 공간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
<사진설명>`강안남자`에 이어 `롤짱`도 히트시킨 김 작가.
'롤짱' 보면 '김성모 앱'으로 이동
'롤짱'은 만화 콘텐트의 무료 모델과 유료 모델을 연동한 전략으로 출발했다. 김 작가는 지난 2012년부터 자신의 작품 1300여 권을 모은 '김성모 앱'을 유료로 운영하며 매월 1000만원에 이르는 작가 수익을 올렸다. '롤짱'은 무료로 온라인에서 제공되지만 자연스럽게 '김성모 앱'으로 연결된다. '롤짱'이 유료 모델인 '김성모 앱'으로 유입되는 통로인 셈이다.
이런 모델이 가능했던 건 '김성모'라는 브랜드의 힘이 크게 작용한 덕분이다. 앱상에서 김성모 작가의 인지도가 '넘사벽' 수준이고, 김 작가가 1000권이 넘는 많은 작품을 보유하고 있고, '짤방', '병맛' 등 젊은이들의 유행 코드를 선도해왔기 때문이다.
만화기업 씨앤씨레볼루션의 이재식 대표는 "'김성모 앱'은 김성모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과감한 무료 보여주기를 통해 독자들을 모으고, 유료 만화로 끌어들이고 있다"면서 "다른 만화가들은 같으면 저작권 문제로 이런 모델에 도전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앞으로는 매체보다 유명 만화가의 개인 앱이 더 각광받는 시대가 올 수 있다"면서 "콘텐트 세계에서 여러가지 모델들이 명멸하고 있다. 만화가들이 더 많은 도전을 해야할 때"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