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대구구장에서 열릴 삼성라이온즈-LG 트윈스 시범경기가 비로 인해 취소되었다. 선수들이 훈련 장비를 거두고있다. (대구=정시종 기자)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화-삼성전이 우천 취소됐다. 한화로서는 반가운 비, 삼성에겐 달갑지 않은 비였다.
한화 선수단의 훈련이 끝나고 오후 4시 반, 삼성 선수단이 훈련을 시작할 즈음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느다란 빗줄기는 이내 굵어졌고, 삼성 선수단은 배팅 훈련을 중단하고 라커룸으로 철수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상대가 선발이 구멍났을 때 해야 하는데.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은 없겠지만 저쪽이 임시 선발로 나오니깐 우린 경기 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비가 계속 쏟아지나, 류 감독은 "많이 오면 안 되는데"라며 스마트폰으로 기상청 홈페이지도 확인하기도 했다.
한화는 이날 선발로 이동걸로 예고했다. 5선발인 윤근영이 2일 중간 투수로 투입하면서, 이동걸이 임시 선발을 맡았다. 이동걸이 5선발 경쟁에서 윤근영에 밀린터라 한화쪽에서는 선발이 가장 약한 경기다. 전날까지 한화는 클레이-송창현-유창식-앨버스가 차례로 선발로 나서 평균자책점 3.13을 합작, 2승무패를 기록했다. 4명의 투수가 모두 한화가 리드한 상태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반면 삼성은 백정현이 선발로 나올 차례였다. 백정현도 팀내에선 5선발이지만, 시범경기에서 3경기 1승무패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했다. 비록 시범경기였지만 류중일 감독이 많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게다가 한화는 지난 달 29일 개막전이 우천 취소되면서 30일부터 8연전이 잡힌 일정이다. 31일 월요일에도 경기를 했고, 전날까지 4일 연속 경기를 치렀다.
결국 이날 감독관인 김재박 KBO 경기운영위원은 5시쯤 그라운드 상황을 보고,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김재박 감독은 지난 달 29일 롯데-한화전도 우천취소시킨 바 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취소가 결정되자, "비를 어떻게 하겠나. 따라야지"하며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반면에 한화 관계자들은 "고맙다 봄비"라며 저마다 여유있는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