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미 히피아 레버쿠젠 감독이 팀을 떠났다. 고집이 쎈 히피아 감독은 마지막 경기에서 손흥민 시프트와 류승우를 깜짝 투입하며 변화를 모색했지만 경질을 피하지 못했다.
레버쿠젠은 5일(한국시간) 함부르크 원정에서 1-2로 패했다. 최근 12경기에서 1승 2무 9패를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이에 이사진은 이 경기 이후 히피아 감독의 경질을 공식발표했다. 레버쿠젠은 당분간 사샤 레반도프스키 유소년팀 감독이 이끈다. 바인지를 아우크스부르크 감독과 샤프 전 베르더 브레멘 감독, 투헬 마인츠 감독 등이 차기 레버쿠젠 사령탑으로 거론되고 있다.
히피아 감독의 마지막 경기는 의미가 있다. 올 시즌 히피아 감독은 큰 전술변화를 두지 않았다. 4-3-3에 기반한 빠른 축구를 선보였다. 손흥민도 왼쪽 측면 공격수로만 뛰었고 정해진 역할만 했다. 시즌 초반 잘나가던 레버쿠젠은 전술이 읽힌 이후 부진했다. 올 시즌 승률이 25%로 뚝 떨어진 것이 우연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브라운슈바이크와 1-1로 비긴 뒤 히피아 감독의 경질설이 고개를 들었다.
이에 히피아 감독은 함부르크 전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 전에서 오른쪽과 왼쪽을 오가며 경기를 펼쳤다. 레버쿠젠은 손흥민 시프트를 통해 여러 차례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였다. 후반에는 공격수 데르디요크를 투입하며 4-4-2로 전형에 변화까지 줬다. 그동안 기회를 주지 않던 류승우도 후반 41분 교체로 경기에 나왔다. 히피아 감독 입장에서는 파격적인 변화였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오히려 히피아 감독의 경질을 앞 당겼다. 리그 28경기에서 큰 전술 변화 없이 경기를 치러온 레버쿠젠 선수단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많았다. 변화에 익숙하지 않았다. 1-1로 팽팽한 승부를 펼치던 레버쿠젠은 후반 37분 베스터만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히피아 감독의 마지막 카드는 결과론 적으로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