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대표팀은 8월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농구월드컵(전 세계선수권)과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 유재학(51) 모비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이상범(45) 전 KGC인삼공사 감독과 이훈재(47) 상무 감독이 코치로 임명됐다. 두 대회 모두 대표팀에 있어서는 좋은 기회다. 한국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1998년 그리스 대회 이후 16년 만에 세계농구 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세계 농구를 경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또 아시안게임은 안방에서 열리는만큼 2002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12년만에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대한농구협회는 월드컵보다는 아시안게임을 더 기대하고 있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은 사실상 어렵다. 세계랭킹 31위인 한국은 조별리그 D조에 속해있다. 앙골라(8월 30일·세계랭킹 15위)와 호주(31일·9위), 슬로베니아(9월 2일·13위), 리투아니아(3일·4위), 멕시코(4일·24위) 등을 차례로 상대하는데 모두 한국보다 한 수 위다. 전력상 한국이 1승을 하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이에 월드컵은 9월에 열릴 아시안게임 대비 모의고사가 될 전망이다. 월드컵은 24개국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여 각 조 상위 4개국이 16강에 올라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하지만 아시안게임도 녹록치 않다. 월드컵 진출에 실패한 중국과 일본은 아시안게임에 올인했다. 중국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져 아시아 맹주 자존심도 구겨졌다. 더욱 만반의 준비를 해야하는 한국은 '귀화 선수' 카드를 고려 중이다. 유독 골밑 플레이가 약한 한국 농구에 장신 센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대한농구협회 문성은 차장은 "이상범 코치가 3~4월동안 레바논, 미국을 다니며 귀화 가능한 센터를 물색했다"며 "특별귀화 과정과 선수 귀화 자금 등 현실적인 문제가 많지만 올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여자농구 대표팀은 이원화가 됐다. 두 대회 일정이 겹치기 때문이다. 세계선수권은 오는 9월 27일~10월 5일에 터키 이스탄불에서, 아시안게임은 9월 19일~10월 4일에 열린다. 협회가 비중을 둔 대회는 아시안게임이다. 한국은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이후 20년 만에 안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려고 한다. 아시아게임 사령탑에 위성우(43) 우리은행 감독을 선임했다. 위 감독은 2년 연속 우리은행을 통합 챔피언으로 이끌었고,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을 준우승에 올려놓기도 했다. 위 감독은 국내 최정상 선수들을 모두 불러모을 생각이다.
세계선수권은 지난해 윌리엄존스컵 우승을 이끈 김영주(46) 전 KDB생명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대표팀 구성도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될 전망이다. 대진운은 크게 나쁘지 않다. 조별리그 C조에 편성된 한국(11위)은 호주(2위), 벨라루스(10위), 쿠바(14위)와 대결한다. 세계선수권은 조별 예선을 거쳐 상위 3팀에게 결선라운드 진출권이 주어진다. 결선라운드는 토너먼트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