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하리 사막이 아무리 커도, 그것을 아는 내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별이 아무리 많아도 알아보지 않는 내가 없으면 아무 상관없지요. 내가 살아 있기 때문에, 존재하기 때문에 저 별이 빛나는 것입니다. 내가 숨 쉬기에 달을 보고 사막을 달리고 바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죽으면 이 거대한 사막도, 지구도, 우주도 아무 소용없습니다. 저의 존재란 이토록 무겁고 위대했습니다. 다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134㎝의 거인' 혹은 '삶 자체가 기적인 사람'으로 불리는 김해영 밀알복지재단 희망사업본부 본부장의 인생을 담은 에세이 '당신도 언젠가는 빅폴을 만날거야'(쌤앤파커스 간)는 서울이나 아프리카 보츠와나나 뉴욕이나 인간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공간 뿐만 아니라 장애냐, 비장애냐도 인간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메시지까지 곁들인다.
저자는 출생 3일 만에 아버지에 의해 던져져 척추장애로 등이 굽고 키가 134㎝서 멈췄다. 그 다음에 일어난 비참한 이야기는 생략하자. 그는 20대 중반 세계 최고의 편물기술자가 돼 세계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왜 사는가?'라는 물음 때문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프리카로 떠났다. 아프리카의 삶은 무려 24년이나 된다.
이 책이 가리키는 '빅폴'은 저자가 아프리카에서 만난,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의 줄임말로서 우리가 인생에서 만나는 큰 행운 혹은 웅장한 축복을 의미한다. 저자는 아무리 불행한 인생에도 빅폴은 숨어 있다며, 하루하루 기쁘고 감사하게 살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만난다고 강조한다.
책 곳곳에 숨어있는 아프리카 사진들은 글과 함께 독자를 그 곳으로 인도한다. 아프리카의 생생한 야생 숨결이 책의 페이지를 타고 넘실거린다. 가격 1만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