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20일 고양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열린 2014 IIHF(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첫 경기에서 슬로베니아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일방적으로 밀리고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에 승부를 뒤집었다. 일본은 승점 3점을 얻어 1위로 뛰어 올랐다.
슬로베니아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 중 최강으로 꼽히던 팀이었다. 세계랭킹 14위의 강호로 지난 2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겨울 올림픽에서 8강에 올랐다. 반면 일본의 IIHF 세계랭킹은 22위다. 10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 아시아리그 최강국이지만 국제무대에서는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올림픽에도 자국에서 열린 1998년 나가노 대회 이후 단 한 번도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경기는 슬로베니아가 압도했다. 전체 슈팅 수도 27대 15로 앞섰다. 2피리어드 18분 51초에는 파블린 지가(29)가 선제골까지 뽑았다. 그러나 일본은 골리(골키퍼) 후쿠오지 유타카(32·니코 아이스벅스)의 선방쇼를 바탕으로 기세를 타기 시작했다. 후쿠오지는 96.30%를 세이브(선방) 해내며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후쿠오지는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됐다.
3피리어드에는 슬로베니아 선수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일본은 4분 47초에 오바라 다이스케(33·일본제지 크레인스)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슬로베니아의 공격수 무지크 알레스(32)가 2분 간 퇴장 당했을 때 숫적 우위를 놓치지 않았다. 수비수인 아키모토 데니스(23·일본제지 크레인스)가 13분 13초에 중거리 슈팅으로 결승골을 넣으며 이변의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