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SK와의 지난 주중 3연전을 그만 잊고 싶다. 차마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건 사고가 날마다 반복됐다. 지난 30일 챔피언스필드에서는 취객이 그라운드로 난입해 심판의 목을 조르는 일이 벌어졌다. 이튿날에는 관중석에서 오징어를 불에 구워 먹던 팬이 실수로 불을 내며 경기까지 중단됐다. 선동열(51) KIA 감독은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각종 매체들은 KIA의 야구가 아닌 취객 난입과 관중석 화재를 앞다퉈 보도했다. 온라인 기사 밑에는 특정 지역과 응원 문화를 비하하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다. 사실, 이런 모습은 타이거즈의 오랜 팬들도 부끄럽게 생각한다. 일부 팬의 몰지각한 돌출 행동이 부각되는 점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3일 넥센전에 앞서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KIA 팬들은 "같은 팀을 응원한다고 대충 넘길 수 없다. 상식 이하의 행동을 했다면 그에 맞는 징계로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KIA 팬과 일문일답.
-최근 챔피언스필드가 취객과 관중석 화재로 구설에 올랐죠.
김모 씨(이하 김)="솔직히 마음이 정말 안 좋네요. 야구 시작한지 30년이 넘었고, 타이거즈의 역사도 긴데 아직도 그런 관중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요즘에도 야구장에서 오징어를 굽다니…." 최모 씨(이하 최)="TV 중계로 취객의 소란과 관중석 화재 장면을 모두 봤어요. '저 사람들이 제정신인가' 싶더라고요."
-같은 광주 KIA 팬인데 '그럴만했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김="유독 KIA에 오심이나 불리한 판정이 많다고 생각하는 팬들이 있긴 할거라고 봐요. 이전 LG전도 그렇고 타이거즈 쪽에 아쉬운 판정이 있긴 했고, 그래서 더 흥분을 많이 한 팬들도 많았을 겁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술취해 그라운드에 뛰어드는 건 문제라고 생각해요." 최="지난달 초에 이대형이 안타를 쳤는데 심판이 인정하지 않으면서 놓친 건이 몇 번 있었어요. 그런 걸 떠올리면 팬도 화가 나긴 하죠. 그건 KIA 팬뿐만이 아니니까요. 그래도 이성을 잃으면 안 되죠. 고향 팬이라고 봐주기식은 안됩니다."
-그라운드에 난입한 취객은 음주소란죄로 벌금 5만 원을 냈고 광주구장 영구 출입금지됐어요. 적당하다고 보세요?
최="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고 봐요. KIA 팬으로서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 이하였어요. 메이저리그도 아니고, 프로야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잖아요.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일벌백계해야죠." 김="평생 출입을 못하게 한다는데, 사실 믿을 수 없어요. 그 팬이 신분을 속인 채 들어올 수 있잖아요. 그걸 어떻게 막을 것인지 궁금해요. 어린 아이들도 있는데 심판을 때리고 관중석에서 불내는 분들은 정말 안타깝지만 입장하면 안 된다고 봐요." 최="그 심판도 집에 가면 가장이잖아요. 어린 자식이 있을 수 있는데, 목을 조르면 안되죠. 스포츠는 스포츠일 뿐인데, 감정적인 대응이었어요."
-타이거즈는 전통이 있는 팀이죠. 화려한 역사도 있고요. 그런데 새 야구장 문화는 아직 정착되지 않은 것 같네요.
김="맞아요. 챔피언스필드에서 새 문화를 만들어 갈 시기에요. 그런데 관중 응원은 아직 롯데에 비해 체계화되지 않은 것 같아요." 최="2014년에 걸맞은 챔피언스필드 문화는 이제부터 저희가 만들어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