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LG 감독이 왼손 신인 투수 임지섭을 콕 집었다. "팀의 미래를 위해 키워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양 감독은 14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임지섭은 관심을 갖고 키워보고 싶다"며 "하드웨어(신체 조건)이 좋은 선수다. 내가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 감독 재임시절인 2004~2005시즌 당시 어린 나이의 장원준을 선발로 꾸준히 기용했다. 그 결과 장원준은 국내 프로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로 자리잡았다. 장원준은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셔서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밝힌 바 있다.
양 감독이 임지섭을 키우는 방법은 장원준과 다르다. 그는 "장원준은 신인 때부터 안정적인 제구를 선보였다. 1군에서도 충분히 통할 재능을 가졌었다"며 "임지섭은 장원준과 다르다. 1군에서 던지면 정신 못 차릴 거다. 어느 정도 스트라이크를 자신있게 던질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9이닝당 볼넷 5개 이하로 줄여야 한다. 그래야 좌우 제구가 조금 안되더라도 1군에서 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2군 코칭스태프에게 임지섭의 등판에 대한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임지섭이 던지면서 투구 밸런스를 찾아야 하는 선수인 만큼 결과에 상관없이 목표한 공 개수를 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것으로 지시했다. 양 감독은 "볼넷 5개를 주든, 6개를 주든 관계없다. 신경쓰지 말고, 100개면 100개 정해놓은 공 개수를 다 던지라고 했다"고 전했다.
양 감독은 LG 사령탑에 오르면서 "성적과 재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일성했다. 그리고 팀의 미래를 위해 임지섭을 키우기로 결심했다. 양 감독은 틈틈이 2군 구장을 찾아 임지섭을 비롯해 선수들을 직접 살펴볼 계획이다. 그는 "급하게 쓸 필요는 없다"며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건 엄연히 다르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선수들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