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은 21일 광주 LG전에서 6⅓이닝 동안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6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 타선이 침묵하며 0-1로 끌려갔다. 이미 112개의 공을 던지고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안타 2개와 폭투로 한 점을 더 내줬다. 구원투수 한승혁(21)이 양현종이 남긴 주자를 놓고 투런 홈런을 맞으며 자책점도 3점으로 늘어났다. 승수(4승)는 더하지 못했고, 평균자책점만 2.77로 높아졌다.
양현종으로선 팀 마운드 허리가 불안하기 때문에 자신이 1이닝이라도 더 막아 팀 승리 확률을 높이고 싶었을 것이다. 그의 의지는 이날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지난 15일 NC전에서도 전날 소진된 불펜 소모를 줄이기 위해 117개의 공을 던졌다. 경기 후 양현종은 "더 던지고 싶어 욕심을 부렸는데 체력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21일에도 교체 전까지 던진 공은 127개. 시즌 개막전의 122개를 넘어 이번 시즌 개인 최다 투구수였다. 그럼에도 투수교체를 위해 올라온 김정수 투수코치에게 더 던지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팀에 대한 책임감이 오버 페이스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에도 전반기에만 9승(1패)을 거두며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 개막 후 9경기를 비교하면 승수(6승)와 평균자책점(1.79)뿐 아니라 피안타율(0.229)과 이닝당 출루허용(1.17)도 이번 시즌(0.240-1.25)보다 좋았다.
그럼에도 2013시즌을 전반기 승수인 9승으로 마감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부상 때문이다. 6월28일 삼성전에서 7회 투구 도중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고 '옆구리 늑간 근육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팀이 연패 중이었고, 부상 선수들이 생겨난 상황이라 자신이 잘 해줘야 한다는 마음에 처음 통증이 왔을 때 참고 다음 투구를 했다가 결국 부상을 당했다. 이후 40일 만인 8월7일 복귀전을 치렀지만 3⅔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남은 시즌 동안 4경기 선발 등판에서도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몸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은 양현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의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겨우내 체력 훈련에 매진했고, 현재도 등판 경기 후 보강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 3월 시범경기에서부터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려고 하지만 무엇보다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잘 지키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양현종은 팀의 에이스다. 지난해에도 가장 확실한 선발투수인 그가 빠진 후 팀은 4강권에서 점차 멀어지며 하위권으로 처졌다. 양현종이 체력저하로 인해 컨디션 난조나 부상이라도 당하면 KIA는 전력에 치명타를 입는다. 양현종이 한 경기가 아닌 시즌 전체를 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