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환율 10원 하락하면 자동차 매출액 4200억 감소
원달러 환율이 1020원선을 위협하는 가운데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한국자동차산업(완성차 5사 기준) 매출이 4200억원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최근 ‘원·달러 환율 전망 및 시사점’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며 한국 자동차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한국 자동차산업의 매출액은 약 42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올해 1월 평균 1064.75원이었던 환율은 5월 1021.5원(5/8)까지 급락하며 40원이상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1조6000억원 상당의 자동차 매출이 환율 때문에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 수출기업들이 엔저 장기화를 활용해 수출가격을 인하하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면 자동차산업은 물론 국내 산업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게 연구소의 예측이다.
일본 메이커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엔저를 바탕으로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 주요 모델의 가격을 인하하거나 인센티브를 확대하며 가격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00엔에 육박했던 지난해 닛산은 미국시장에서 판매하는 18개 모델 중 7개 모델의 가격을 2.7~10.7% 인하하고, 도요타도 엔저가 본격화된 작년 하반기 미국시장에서 모델당 평균 2500달러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가격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 수출 제조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이미 채산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 1월초 무역보험공사가 조사한 손익분기점 환율은 대기업 1050원, 중소기업 1057원으로, 1020원대로 하락한 현재 환율은 기업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연구소는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 환율 하락세가 가속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국내 수출기업은 원화 강세 기조의 장기화 및 환율 900원 시대에 대비해 원가절감 및 내부 효율성 강화에 주력하고, 정부차원에서도 국내 경제 및 산업 전반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환율의 안정성 제고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