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우완투수 신창호(27)가 절실함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시즌 초반 주로 '패전조'로 등판하던 신창호는 묵묵히 임무를 수행했고, 안정감 있는 투구를 이어갔다. 그는 26일 현재 12경기에 등판해 18⅓이닝 동안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 중이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팀 불펜의 중심인 마무리투수 어센시오(30)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는다. 이닝당 출루허용율(1.20)과 경기당 볼넷 허용(1.97)은 마무리 투수 어센시오(1.14-1.86)에 이어 팀 내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선발 투수 송은범(30)을 대신할 자원으로 거론되며 점차 팀의 중요한 선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겨울 스프링캠프에서 투수 박지훈(25)이 부상을 당하며 대체 요원으로 합류하게 된 신창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발전을 도모했다. 특히 변화구 구사 능력 향상에 힘을 쏟았다. 컷패스트볼을 장착했고 김정수(52) 코치에게 커브도 다시 배웠다. 신창호는 "2군에서 신동수 코치님께 배운 컷패스트볼이 생각보다 잘 들어가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커브도 그 전에는 다소 밋밋하게 떨어졌는데 김정수 코치님의 도움으로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타자와의 승부에서 피하가지 않는 배짱있는 투구도 돋보인다. 신창호는 "감독님께서 안타를 맞더라도 과감하게 승부하라고 하신 말씀 하셨다. 나도 승부근성이 있기 때문에 후회 없이 내 공을 던지겠다는 생각로 투구를 하고 있다"며 힘주어 말했다. 물론 그저 과감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시즌 초반에는 지고 있던 상황에서 마음 편이 올랐기 때문에 맞춰 잡는 투구에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중요한 순간에 마운드에 오르면서 코너워크에 보다 신경쓰고 있다. 신창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팀에 기여하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가더라도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신창호 선전의 원천은 '절실함'이다. 지난 2006년 LG에 입단한 그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2년 만에 방출됐다. 군 복무를 마친 그는 마운드를 떠날 수 없었고, 일본 독립리그 구단인 서울 해치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한때 일본 프로구단에서도 관심을 받은 그는 2012,년 KIA에 신고 선수로 입단하며 다시 기회를 얻었다. 신창호는 "순탄하지 않은 시간을 거쳐 야구를 하고 있다.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고 지금도 항상 그 마음을 잊지 않고 마운드에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은 경험이 많이 않기 때문에 배워야 할 것도 많다. 2군에서 주로 선발등판을 했기 때문에 많은 이닝을 소화해도 체력적인 문제는 없지만, 1군에서는 힘이 더 들어간다는 생가이다. 그는 "2군에서 던질 때보다 타자를 상대할 때 집중도 더 해야하고 관중들도 많아서 긴장감에 힘이 더 들어가는 것 같다"며 앞으로 많은 등판을 통해 나아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