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튀니지전에서 0-1로 졌다. 하지만 관중들은 끝까지 남아 응원을 펼쳤다. 경기 후 펼쳐진 월드컵 출정식도 거의 다 남아서 함께 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치러진 마지막 국내 평가전이었던 이번 경기는 관심이 뜨거웠다. 인터넷, 은행 등에서 진행된 예매분인 약 4만7000장은 모두 판매돼 현장 판매까지 합해 매진 가능성도 점쳐졌다. 이날 월드컵경기장 지하철역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붐볐다. 경기 시간 1시간 전부터 경기장 바깥에는 붉은 색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아쉽게 만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5만7112명이었다. 홍명보팀이 출범한 이후 역대 A매치 최다 관중은 지난해 10월 브라질전 당시 6만5308명이었다.
오랜만의 국내 A매치에 관중들은 들떴다.세월호 참사로 인한 애도를 표시하기 위해 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 악마는 전반 시작 16분 동안 응원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일반 관중들은 힘차게 소리를 지르며 응원했다. 대표팀 내 최고 미남 선수로 꼽히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이 경기장 내 대형 전광판에 비춰지자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 또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볼턴) 등 유럽리그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박수로 응원했다.
전반 44분에 상대 공격수 주하이르 다와디(26·클럽아프리카인)에게 허용했지만 응원 소리는 더욱 커졌다. 후반 12분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상대 선수와 부딪혀 넘어져 들것에 실려가자 튀니지를 향한 야유도 이어졌다.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지구 반대편 브라질로 향하는 선수들을 위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장을 찾은 조준석씨는 "비록 졌지만 선수들이 나라를 대표해 먼 길을 떠나지 않나. 끝까지 남아서 응원해주는 게 12번째 선수인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