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신병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지 불과 일주일만에 귀국해 재계 관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28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27일 오후 9시경 한화케미칼의 전용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귀국했다. 김 회장은 지난 19일 지병인 만성 폐질환으로 인한 호흡곤란과 당뇨를 치료하기 위해 출국했다.
통상 재벌 회장들이 신병치료를 위해 출국할 경우 아무리 짧게는 보름에서 길게는 3개월 이상 해외에 체류하는 것을 감안하면 김 회장의 일주일만의 귀국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 회장의 귀국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주치의는 건강 회복을 위해 좀 더 치료와 요양이 필요하다고 권했으나 김 회장 본인의 의지에 따라 귀국을 결정하게 됐다”며 “앞으로 가회동 자택에 머물며 통원 치료를 받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이례적인 조기귀국을 고집한 것은 건강악화를 이유로 5월 말까지 유예한 사회봉사명령을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회장님이) 연기한 사회봉사명령을 이행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부실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원, 사회봉사 300시간 명령 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김 회장의 이른 귀국에 대해 재계 관계자들은 김 회장이 조기 경영 복귀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사회봉사명령을 빨리 이행하기 위해 조기귀국했다는 의미는 재판에 따른 사법적 절차를 빨리 마무리 지은 후 경영에 복귀하기 위한 수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부재에 따른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출범시킨 비상경영위원회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대규모 투자 및 신규 사업계획 수립 등이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19일 출국 당시만 해도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이번 출국에는 걸어서 출국장까지 이동할 정도로 병세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