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은 달랐다. 눈앞에 닥친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왜 '무한도전'이 왜 국민예능인지를 증명했다.
지난 달 31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무한도전'의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리더를 뽑는 '선택2014'의 투표 결과가 방송됐다. 유재석이 노홍철을 따돌리고 43% 높은 득표율로 차세대 리더 자리를 꿰찼다. '선택2014' 특집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멤버 길의 하차·시청률 하락 등으로 '위기론'에 휩싸였던 '무한도전'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이날 시청률은 12.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 달 17일과 18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10개 도시에서 진행된 사전투표와 22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과 동대문플라자에서 진행된 본 투표에는 9만 5351명이 참여했다. 22일 본투표 기간동안 진행된 온라인 투표에는 36만 3047명이 참여, 총 45만 8398명이 '선택 2014'에 한표를 행사했다. 공허한 구호같던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의 효용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6.4지방선거를 앞두고 혼탁, 과열되는 우리의 후진적인 선거문화를 신랄하게 꼬집으며 '시상예능의 진수'를 보였다. 지상파 3사가 쏟아낸 뉴스보다 '무한도전'이 지방선거 투표율을 올릴 것이란 시청자평이 나올 정도였다.
'무한도전'이 보여준 '시사 예능'은 웃음과 풍자가 절묘한 균형을 이뤘다. 시사평론가 정관용이 함께한 토론회와 후보 단일화 과정, 실제와 똑같은 투표 및 개표 방식은 지방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투표 및 개표에는 선거관리위원회 직원까지 투입됐다. 선관위 측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사전 투표를 '무한도전'을 통해 알리고자 했다. 그래서 '무한도전'의 선거 특집 과정의 일부를 도운 것"이라고 밝혔다. '무한도전' 식 풍자는 정치인들을 뜨끔하게 만들만큼 폐부를 찔렀다. 선거때만 서민들과 악수하며 사진 한장 찍는데 급급한 정치인의 모습, 선거철만 되면 쏟아지는 자극적인 공약들을 통해 우리의 정치행태를 비판했다. 선거 과정 재연으로 그친게 아니라 당선자 유재석이 공약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선택2014'는 '무도'의 특장점을 보여준 프로젝트다. 6·4 지방선거란 정치이슈를 건드리며 '무도'스타일 시사예능의 강점을 보여줬다. 자연스럽게 시청자 신뢰를 회복하며 위기론도 확실히 뛰어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