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은 4일 문학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구단이 일방적으로 트레이드를 진행한 상황이기 때문에 야구를 하면서 제일 기분이 안 좋다"라고 했다. 이어 "야구인으로서, 감독으로서 '소통하자'고 말했는데…(지켜지지 않았다). 감독대행 시절부터 지금까지 좋은 야구를 하기 위해 인내를 가졌다. 안 좋은 일이 있어도 믿음으로 인내했다"며 "그런데 이런 게 좋은 야구는 아니다. 현장과 구단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하는 건 치명적이다. 프로야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대수의 복귀를 환영하지만 그 과정에서 현장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마음이 굉장히 아프다"고 말했다.
SK는 지난 3일 포수 조인성(39)을 한화로 보내고, 내야수 이대수(33)와 외야수 김강석(29)을 받아들이는 1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지난 주말 대전 3연전에서 양측 관계자가 만나 트레이드를 논의했고 3일 양측 단장이 만나 합의를 이뤘다.
이만수 감독은 "무조건 안 된다고 했는데 벌써 결정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트레이드 논의 과정에서 자신의 의사가 무시됐다는 얘기다. 그는 "2년 동안 포수 3명을 로테이션으로 돌렸다. 조인성이 부상에서 복귀하면 이재원과 정상호 등을 지명타자로 돌려 기용하려 했다"며 "포수는 다칠 위험이 많은 포지션이다. 야구에서 키는 투수가 아니고 캐처(포수)다. 제일 중요한 포지션이다. 조인성이 트레이드된 건 우리 팀의 모든 살림을 가져간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SK 구단은 적극 해명에 나섰다. SK 관계자는 "지난 월요일(2일)에 구단 사장, 단장이 감독과 상의를 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당시 감독님이 1대1 트레이드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셨다. 다만 1대2 트레이드에 대해선 공감대가 형성돼 이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서 1대1 트레이드를 고집했지만, 3일 양팀 단장이 2대1 트레이드에 합의해 성사됐는데, 이 감독이 갑자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트레이드가 된 상황을 말씀드리니 감독님이 갑자기 반대 의사를 밝히더라. 그 동안의 진행과정을 말씀드리자 '구단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 난 끝까지 반대'라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양측은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야기가 서로 다르다. 이번 일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게 됐다. SK 민경삼 단장과 이만수 감독은 4일 경기가 끝난 뒤 만나 이번 일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