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도, 타점도 압도적이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29)가 KBO리그 새 역사에 도전한다. 역대 외국인 선수 최초의 '50홈런'과 리그 최초의 '150타점' 고지를 앞두고 있다.
디아즈는 1일 기준으로 올 시즌 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0(483타수 145안타) 43홈런 131타점, 출루율(0.363)과 장타율(0.617)을 합한 OPS 0.980을 기록했다. 삼성이 치른 경기에 모두 출전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홈런과 타점 페이스는 압도적이다. 홈런 2위 패트릭 위즈덤(KIA 타이거즈·31개)보다 12개의 아치를 더 많이 그렸고, 타점 역시 2위 문보경(LG 트윈스·105개)보다 30개 가까이 앞선다. 장타율도 2위 오스틴 딘(LG·0.561)보다 5푼 이상 높아 3관왕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 이 페이스라면 50홈런, 151타점으로 시즌을 마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역대 KBO리그에서 한 시즌에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외국인 선수는 야마이코 나바로(2015년 48개·당시 삼성)다. 디아즈가 남은 19경기에서 외국인 최다 홈런과 함께 외국인 최초의 50홈런에 도전한다.
현재 페이스라면 시즌 50홈런에 도전할만한 르윈 디아즈. 삼성 제공
이 가운데 홈경기가 12차례나 남아있는 게 호재다. 디아즈는 올 시즌 홈 59경기에서 28홈런을 때려냈다(원정 15개). 경기당 0.47개의 아치를 그릴 정도로 홈에서 강했다. 또 리그에서 가장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 경기가 한 번(9월 20일 LG전)밖에 남지 않은 것도 신기록 도전에 힘을 싣는다. 아직 홈런이 없는 광주 2연전(9월 9~10일)이 관건이다.
타점은 리그 신기록이 눈앞이다. 역대 단일 시즌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박병호(2015년 148개·당시 넥센 히어로즈)였다.
디아즈의 여름 페이스를 보면 사상 첫 150타점이 불가능하지 않다. 그는 8월 출전한 26경기에서 10홈런, 30타점을 기록했다. 두 부문 모두 리그 최다. 8월 때려낸 홈런의 절반(5개)이 주자가 있을 때 나온 홈런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그만큼 찬스에서 집중력이 강하다.
올 시즌 디아즈는 두 차례나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시즌 초반 타격 부진으로 퇴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지난 7월엔 팀의 연패와 맞물려 소셜미디어(SNS)에서 악플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그럴수록 디아즈는 '가족의 힘'으로 버텼다. 디아즈는 "야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내가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그런 가족을 위협하는 악플에는 "용납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경고했다. 50개를 바라보는 홈런 페이스도 아내의 응원 덕이라고 한다. 남은 시즌 디아즈의 기록 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