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가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한 일본 기자가 작심하듯 비판해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일본은 20일(한국시간) 나타우 에스타디오 다스 두 나스에서 열린 C조 2차전에서 그리스와 0-0으로 비겼다. 1차전에서 코트디부아르에 1-2로 패했던 일본은 1무1패(승점 1)로 조 3위에 머물렀다. 25일 콜롬비아와 벌이는 조별리그 최종전을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에 한 가닥 희망을 걸 수 있다. 콜롬비아는 코트디부아르를 2-1로 꺾고 2연승으로 조 선두에 올랐다.
자케로니 감독은 “우리가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그러나 골을 넣지 못했다. 공격을 하면서 우리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많이 움직였어야 했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 1골을 넣었던 미드필더 혼다 게이스케(28)는 떨리는 목소리로 “분하다”고 했고, 공격수 오쿠보 요시토(32)는 "정말 죄송하다. 내가 너무 한심하다"며 자책했다. 그러나 일본의 다수 반응은 "아직 한 경기가 남았다. 16강 진출 꿈이 완전히 무너진 건 아니다"면서 콜롬비아전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혼다는 "남은 경기에서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고, 일본 축구 전설 미우라 가즈요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격려를 보냈다.
반면 일본 유력지 한 기자가 트위터를 통해 일본 대표팀을 강하게 비판했다. 아사히 신문의 시바타 마사히로라는 브라질 특파원은 트위터에서 “일본 대표팀은 본선 참가 32개국 중에 가장 실력이 떨어진다. 일본이 어떤 강팀과 붙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포장했던 게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뒤이어 "자만심을 버리고 겸허하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면서 일본 축구의 현실에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일본 내 트위터리안들 사이에 논란이 일었다. "지금 위로의 말도 시원찮을 판에 너무 한 거 아니냐" "적어도 언론에 있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한 게 화가 난다"는 강한 비판이 다수를 이뤘다. "FIFA 랭킹 12위인 그리스와 비긴 만큼 실질적으로 32개국 중에는 상위권 아니냐"며 비아냥거리는 답변도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대회 전에 언론이 부채질을 해놓고 정작 일본 대표가 곤경에 처하자 곧바로 돌아섰다"며 비판적인 시각이 주류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