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가 지나면 2014시즌 프로야구도 반환점을 돈다. 이미 절반인 64경기를 치른 팀도 있다. 개막 전 삼성이 가장 낫다고 생각했는데, 예상대로 1등을 달리고 있다. 나머지 팀들도 크게 빗나가고 있진 않은데, 현재 시점에서 보면 외국인 선수들에 의해 팀 성적이 많이 좌우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2명(밴덴헐크, 마틴)과 2루수 나바로가 뛰고 있다. 나바로는 내야 포지션을 감안할 때 국내에 온 선수 중 가장 뛰어난 것 같다. 홈런을 펑펑 치는 거포는 아니지만, 공격과 수비, 베이스 러닝 등 모든 면을 갖춘 선수가 아닌가 싶다. 삼성은 기존 국내 선수들도 다른 팀보다 앞선다고 평가받는데, 외국인 3명까지 낫다고 봐야 한다. 국내 선수와 외국인 잘 조화돼 현재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다크호스로 보던 NC 역시 외국인 선수들이 성공적이다. 신생팀 특혜로 다른 팀보다 한 명 더 쓸 수 있는 메리트까지 있다. 투수 3명(에릭, 찰리, 웨버)이 안정되고, 타자 테임즈가 타점(59개·공동 2위)을 많이 올렸다. NC는 나성범이나 FA 선수들(이호준, 이종욱, 손시헌)의 활약도 크지만, 외국인 4명이 다들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넥센은 워낙 뛰어난 국내 선수들이 많기에 외국인만 제대로 갖춰준다면 우승권이다. 그런데 밴헤켄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나이트가 퇴출됐고, 대체 용병 소사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외국인 타자 로티노는 부상으로 한 달 가량 쉬었다. 외국인 선수만 과감하게 보강한다면 우승에 도전할 팀이다.
롯데도 유먼이나 옥스프링, 장타력을 갖춘 타자 히메네스가 어느 정도 해주기 때문에 그나마 승률 5할 언저리를 유지하는 것 아닌가. 전력의 각 부분을 갖춘 팀은 두산인데, 최근 왜 못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간다. 밑에 있는 한화와 LG는 외국인 투수가 별로다. LG는 류제국, 우규민, 봉중근 등 국내 투수들이 괜찮다. 지난해 리즈 같은 에이스 투수를 데려온다면 아직도 치고 올라갈 기회는 있다고 본다.
외국인 타자들이 처음에는 다들 잘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요즘은 국내 정상급 타자보다 못한 선수들도 있다. 국내 A급 타자들은 미국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올 시즌엔 팀 타율 최하위팀도 2할8푼 정도이다. 결국 투수가 문제라는 이야기다. 너무나 형편 없는 외국인 투수도 있고, 그런 투수를 지금까지 끌고온 것이 이상할 정도로 보이는 팀도 있더라. 그럴 바엔 국내 신예 투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낫다.
시즌 전체를 1로 볼 때, 어떤 팀이든 ⅓은 이긴다. 또 강팀도 ⅓은 진다. 나머지 ⅓을 놓고 얼마나 승리을 많이 가져가느냐 싸움이다. 시즌 절반이 지난 시점, 하위권 팀들도 아직 포기할 시기는 아니다. 최하위 한화는 4위 롯데와 승차가 아직 10경기 이하다. LG나 한화도 아직 기회는 있다.
외국인 투수를 뽑을 때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수 있는 선수들이 한국에 오는 걸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도 골라보면 현재 한국에서 던지고 있는 부진한 외국인 투수들보다 나은 선수는 있다. 미국 독립리그를 비롯해 마이너리그를 찾아보면 괜찮은 투수를 찾아볼 수 있다. 넥센이 우승권을 노린다면, 그리고 하위권을 탈출해 4강을 바라는 팀은 외국인 선수를 과감하게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질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