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이 뜨겁다. 연일 아이돌 스타들의 열애설이 포털사이트 연예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열애설을 겪는 소속사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쿨’하게 인정하거나, 절대 아니라며 부인한다. 그 미묘한 차이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발생한다.
해당 소속사 측은 사진이나 SNS 말실수 등 열애가 들통난 증거의 수위를 봐 인정을 할 지, 발뺌을 할 지를 결정한다. 때론 부인하기 힘든 정도의 애정행각이 발각됐더라도 끝까지 잡아뗀다. 팬들이 실망하고 떠나는 것 보다, 알아도 모르는 척 넘어가주길 바라는 편이 낫다는 판단. 이런 결정의 근본적인 고민은 역시 '팬덤'이다. TPO(시간·장소·상황)가 적절하지 않은 열애설이라면 후폭풍이 거세고, 팀의 인기가 곤두박질 칠 수도 있다.
▶아이돌 열애설의 현재 ‘손익 계산서부터 따지고’
24일 다이나믹듀오의 래퍼 최자와 f(x) 설리의 열애설이 다시 불거졌다. 지난해 다정한 사진이 팬들의 제보로 알려졌을 땐 양쪽이 서로 부인했다. 최근 최자가 지갑을 분실했고 그 안에서 최자와 설리의 다정한 사진이 공개됐다. 한 온라인 사이트 연예 게시판에 사진이 뜨면서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소속사에서는 "아티스트의 사생활은 모른다"고 부인했지만, 팬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앞서 소녀시대의 열애 소식도 잇따라 들렸다. 올 해 대한민국 최고 걸그룹이라는 소녀시대 멤버들의 열애 인정만 윤아·수영·제시카·태연까지 벌써 네 번이다. 이 밖에 효연은 전 남자친구와의 열애 사실이 공개됐고, 제시카도 열애설의 주인공이 됐다. 유리·써니·서현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 번씩 열애설의 주인공이다.
지난해도 아이돌의 열애는 많았다. 인피니트의 '꽃미남' 엘을 비롯해 샤이니 종현과 배우 신세경, 슈퍼주니어 은혁과 아이유, 비스트 용준형과 구하라 등의 연애가 공개됐다.
▶팬덤의 철새화, ‘아이돌 연애 인정 점점 어려워져’
아이돌 스타와 팬들의 관계도 과거와는 많이 바뀌었다. 스타들의 열애설을 인정하고 응원까지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열애설이 터지는 순간, 돌아보지 않고 마음을 거두기도 한다. 비스트 용준형과 카라 구하라의 관계는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팬들이 비난 보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스타를 좋아한 만큼, 그의 미래와 행복을 빌어준 경우. 열애 사실을 ‘쿨’하게 인정했고, 소위 ‘급’이 맞는 스타들끼리의 연애라 팬들도 오빠의 행복을 빌어줬다. 반면, 스타들의 연애가 팬들의 신뢰를 흔들기도 한다. 한 남성그룹의 경우, 멤버의 열애설 하나 때문에 아이돌 경쟁에서 순위가 급락하기도 했다.
최근 팬덤이 90년대~2000년대 초반처럼 맹목적이지 않다는 것도 연애로 인한 파급력을 키웠다. 워낙 실력과 외모도 비슷한 수준의 아이돌 그룹이 많이나오다 보니, '우리 오빠'를 대체할 '대체 스타'들이 많다는 얘기다. 그만큼 철새처럼 팬덤의 이동도 잦다. 한 가요 기획사 매니저는 "요즘은 내 오빠 만을 좋아하는 맹목의 시대가 지났다. 여러 아이돌을 동시에 좋아하고 비교 분석해 내 것을 만든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드림콘서트에서 눈에 띈 현상이 있었다. 한 팬이 비스트를 응원하다가, 엑소에 열광하는게 요즘 분위기다. 팬들이 스타를 쉽게 갈아타는 만큼, 기획사도 팬들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그만큼 열애설은 치명적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매니저는 "엑소 처럼 팬덤이 확고하고 절대적인 경우, 백현의 연애에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다"며 "단 백현을 좋아하던 팬이 다른 멤버를 지지하는 현상 정도는 감수해야 할 것이다. 다음 앨범이 기대 이상으로 나온다면 백현의 연애가 엑소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