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그룹의 계열사간 내부거래의 90%이상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재벌닷컴이 자산 상위 10대 그룹을 대상으로 계열사간 내부거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전체 내부거래 금액 154조2022억원 가운데 수의계약 금액이 141조9100억원으로 92%를 차지했다.
이는 2012년 수의계약 비중(88.4%)보다 3.6%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2012년 전체 내부거래 금액은 151조2961억원으로, 이 중 수의계약 금액은 133조7181억원이었다.
수의계약은 경쟁입찰 방식을 통하지 않고, 사업 발주자가 임의로 거래 상대방을 선정해 계약하는 방식이다.
조사 결과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등 6개 그룹은 전체 내부거래에서 차지하는 수의계약 비중이 전년보다 상승한 반면 삼성,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 등 4개 그룹은 하락했다.
또 수의계약 비중이 90%를 넘는 곳은 2012년 3개사에서 지난해 5개사로 늘어났다.
10대그룹 중 수의계약 비중이 가장 높은 SK그룹이었다. SK그룹은 지난해 수의계약 금액이 전년보다 2.8% 증가한 39조1919억원을 기록하면서 수의계약 비중도 93.9%에서 96.7%로 올랐다.
수의계약 비중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포스코로 수의계약 비중이 74.3%에서 92.3%로 18%포인트 올랐다.
반면 삼성은 수의계약 금액이 전년보다 6.1% 감소한 25조6110억원을 기록하면서 수의계약 비중도 96.9%에서 95.8%로 1.1%포인트 하락했지만, 수의계약 비중이 여전이 95%를 넘어섰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93.1%), 현대차(92.4%)의 수의계약 비중이 90%를 웃돌았다.
LG(81.4%), 롯데(86.5%), GS(70.6%), 한진(82.3%), 한화(76.5%) 등도 높은 수의계약 비중을 나타냈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이같은 대기업의 수의계약은 수직 계열화에 따른 장점도 있지만 폐쇄적인 시장 형성으로 능력있는 중소기업의 시장참여 및 성장기회를 막아 경제활력을 잃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