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이상기(29)씨는 요즘 캐릭터 제품을 모으는 취미에 푹 빠졌다. 맥도날드에서 밤새 줄을 서 ‘슈퍼마리오’ 장난감을 주는 해피밀을 구매하는가 하면, 이왕이면 샤니의 ‘카카오 프렌즈’빵을 사먹고 띠부띠부씰을 모아 조카와 함께 놀이도 하고, 주말에는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친구들과 함께 크루저 보드를 타러 교외로 나간다.
그는 “누구나 어렸을 적 슈퍼맨이 되길 꿈꾸던 시절이 있다. 캐릭터 상품은 그 때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커버린 내 자신이 동심과 창의력을 살릴 수 있게 해 주는 하나의 도구”라며 “요즘 주변 친구들의 경우 대부분 캐릭터 장난감이나 피규어 등 상품을 가지고 있으며, 조카와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창구가 되기도 해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말했다.
캐릭터 시장이 만화를 넘어서 ‘뽀로로 슈퍼썰매 대 모험’, ‘겨울왕국’ ‘이벤저스’ 등 영화와 함께 커지면서 아동은 물론 옛 향수를 떠올리는 키덜트까지 전 세대가 ‘캐릭터’를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재미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어린이들을 위한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계속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크록스는 헬로키티 탄생 40주년 기념 라인을 출시한 것에 이어, ‘뽀로로’ 캐릭터를 활용한 ‘뽀로로 썸머 펀 클로그’를 출시했다. ‘뽀로로 클로그’는 신발 상부에 뽀로로와 친구들 장면으로 구성되어 아이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크록스의 독점기술인 크로슬라이트 소재로 제작되어 뛰어 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편안한 쿠션감을 제공한다. 스트랩에도 뽀로로, 헬로키티, 디즈니 등 다양한 캐릭터 지비츠를 활용하여 개성있게 꾸밀 수 있으며, 발목 부분이 손잡이 형태로 제작되어 어린 아이들도 쉽게 신고 벗을 수 있다.
일본 제조·직매 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유명 캐릭터 피규어 ‘베어브릭’, 액션 비디오 게임 ‘몬스터 헌터’와 협업한 UT 라인을 새롭게 출시했다. 베어브릭은 2011년 일본 메디콤 토이사가 디자인한 곰 인형 모양의 블럭 타입 피규어로, 전 세계 수집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몬스터 헌터 라인은 올해 10돌을 맞은 ‘몬스터 헌터’ 캐릭터 이미지를 활용했다. 귀여운 캐릭터 이미지와 주머니, 줄무늬, 점 무늬 등의 패턴을 나와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럭셔리 브랜드 '지방시'에서는 아기사슴 밤비를 입힌 티셔츠를 출시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 역을 맡은 전지현이 입고 나오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외에도 여성패션브랜드 랩(LAP)은 ‘카카오 프렌즈’와 협업을 통해 티셔츠를 출시 하였고, 엠할리데이는 캐릭터를 활용한 개성 넘치는 스냅백을 연달아 출시하면서 매출 효자 상품으로 떠오르는 등 다양한 패션 상품 군에서 캐릭터의 활약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인기를 발판 삼아 최근 고성장을 이어온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도 캐릭터 사업에 뛰어드는 분위기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해 페이퍼 토이 프로젝트 그룹 모모트와 협업해 진행한 캐릭터 개발에 이어 올 여름 디자인 그룹 스티키몬스터랩과 협업, 티피와 메티라는 캐릭터가 패턴화된 텐트를 출시해 캐릭터 기반의 새로운 캠핑 문화에 첫발을 내디뎠다. 또한, 캐릭터들의 이야기와 제품 소개를 담은 온라인사이트를 오픈, 다양한 방식으로 텐트를 연출할 수 있는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어 온 오프라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캠핑 족 유치에 나선 것이다.
크록스 마케팅 팀 신성아 이사는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는 패션업계에서 ‘트렌드세터’들이 주목한다는 것은, 그 만큼 캐릭터가 유행의 선두에 있으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이제 캐릭터도 하나의 패턴이 되었으며, 캐릭터만이 가지고 있는 재미 요소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스러움과 친근함이 캐릭터 패션의 인기, 캐릭터와 패션업계의 콜라보레이션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