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은 3개 방송사의 해설위원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SBS 차범근 위원의 아성에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 세대인 안정환과 송종국(이상 MBC), 이영표(KBS) 위원이 도전장을 내밀어 큰 화제를 모았다. 안 위원은 직설적인 '버럭해설'로 큰 인기를 끌었고 이 위원은 날카로운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정확한 예측으로 '문어영표'란 별명을 얻었다.
안정환, 송종국, 이영표 위원은 최용수 감독과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절친한 사이다. 최 감독은 10일 경기 구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후배 해설위원 3명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잠시 고민하던 최 감독은 "그런 질문을 기다렸다"고 웃은 뒤 "이건 순수히 제 느낌이라는 것을 참고해달라"고 한 명씩 분석을 시작했다.
먼저 안정환 위원.
"정환이는 감정 콘트롤이…. 특히 우리나라 경기를 중계할 때는 자기가 운동장 안에 있는 줄 안다. 시청자와 호흡해야 하는데. 실점하면 말문을 닫아 버린다. 하지만 원래 정환이는 센스가 있다. 우리끼리 있을 때도 예상하지 못하는 발언을 한다."
송종국 위원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종국이가 원래 메인인 줄 알았는데 정환이 기세이 눌려서 좀 주눅이 든 것 같다. 하지만 종국이도 현장경험이 풍부해 정환이가 못 해주는 그런 세밀한 부분을 짚어 준다."
마지막으로 이영표 위원.
"영표는 브라질 가기 전에도 구리 훈련장에서 대화를 많이 했는데 준비를 많이 상당히 많이 하더라. 시청자들이 방향을 읽을 수 있게 함축해서 말 해준다. 선수의 상황, 감독의 상황, 해설자의 상황을 다 묶는 능력도 있다. 그런데 상당히 시끄럽다. 나는 축구를 보고 싶은데 마치 교육을 받는 것 같다. 영표가 이번에 좋은 능력을 발휘한 것은 여러분들도 다 아시지 않느냐. 앞으로 자신감 갖고 더 잘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 감독은 덧붙였다.
"두리를 빼주셔서 감사하다."
아버지 차범근 위원과 함께 해설을 했던 차두리가 포함됐으면 팀 제자인 만큼 객관적인 평가가 곤란했을 텐데 다행이라는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