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은 16일 정오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 콜라보레이션 앨범 '어 자이언트 스텝(A Giant Step)’을 공개했다. 이어 오후 5시에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예스24 무브홀에서 '어 자이언트 스텝'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다이나믹듀오와 DJ 프리미어가 참석했다.
개코는 DJ프리미어와 협업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2013년 프랑스에서 열린 음악 박람회 '미뎀'에 대표로 참석하게 됐다. 당시 이메일이 많이 왔는데 익숙한 이름이 눈에 띄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DJ 프리미어 측 변호사였다. 깜짝놀라서 눈을 씻고 이름을 확인했다. 내용을 보니 우리와 함께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제안이었다. 흥분한 상태에서 만남을 갖게 됐고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며 설레이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DJ프리미어도 이에 화답했다. 그는 "예전부터 아시아 국가의 팀과 협업을 하고 싶었다. 다이나믹듀오 공연하는 것을 회사 관계자가 먼저 봤다. 그들이 추천해줘서 음반을 직접 들었는데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 랩의 플로우와 프로듀싱 기법 등이 마음에 들어서 작업을 제안했다"며 "그렇게 'AEAO'와 'Animal', 두 곡을 함께 작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이나믹듀오는 DJ프리미어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개코는 "옆에 DJ 프리미어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잘 안 간다"며 "우리에게는 신적인 존재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90년대 우리가 음악에 한창 힙합에 빠져 있을 때 이 분의 음악을 듣고 꿈을 키워왔다. 이 분의 음악을 조그만 스피커로 틀어놓고 옥상에서 공연을 한적도 있다. 우리에겐 영웅"이라고 덧붙였다. 또 최자는 "우리가 힙합 음악을 하게 만들어준 존재 중 한 분이다. 개코와 문자로 '지금 우리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할거야'라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고 전했다.
다이나믹듀오가 DJ프리미어와의 협업을 '영광'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는 한국 음악계에도 의미있는 만남이 됐다. DJ프리미어는 그동안 나스·제이지·카니예 웨스트·블랙아이드피스·마룬파이브·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세계적인 뮤지션과 작업한 인물이다.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이하지만 아직도 왕성한 활동으로 음악세계를 넓혀가고 있다. '힙합계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DJ프리미어가 한국 최고 힙합 그룹으로 꼽히는 다이나믹듀오에 먼저 협업을 제안하고 함께 앨범을 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한 발걸음이다.
이날 공개된 'AEAO'는 소울풀하고 묵직한 DJ프리미어의 비트 위에 다이나믹 특유의 진솔한 랩이 담겼다. 다같이 따라 할 수 있는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또한 곡의 전후에 나오는 디제이 프리미어의 스크래치는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최자는 'AEAO'에 대해 "30대 버전의 '고백'이다. 변하는 모든 것에 대한 우리의 대응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개코는 "짧고 굵은것 보다 천천히, 오랫동안 의지하면서 걷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