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로리는 6언더파 단독 선두...타이거는 3언더파 건재 과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9·미국)가 허리 수술의 공백을 딛고 건재함을 과시했다. 후반 11, 12, 13번 홀에서 터져나온 3연속 버디는 우즈의 가치를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우즈는 17일(한국시간) 영국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 골프장(파72)에서 개막한 제143회 디 오픈 챔피언십 첫날 3언더파를 기록했다. 단독 선두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와는 3타 차 공동 10위다.(18일 오전 5시 30분) 그러나 지난해 챔피언 필 미켈슨(44·미국)은 2오버파로 부진했고, 세계랭킹 1위 아담 스콧(34·호주)은 4언더파로 상승세를 탔다.
단연 이번 대회 최고의 관심사는 우즈였다. 그러나 지난해 8월 PGA 챔피언십 이후 거의 1년 만의 메이저 대회에 출전한 우즈는 불안한 출발을 했다. 첫 두 홀에서 연속해 보기를 했다. 1번 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뜨리면서 3온 2퍼트를, 이어진 2번 홀(파4)에서는 2온을 시켰지만 3퍼트로 또 보기를 기록했다.
5번 홀(파5)에서 3m 정도 되는 버디를 성공시켜 첫 버디를 잡았지만 이후 10번 홀(파5)까지 지루한 파 세이브에 그쳤다. 10번 홀에서는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그린 주변에서 시도한 세 번째 어프로치 샷이 짧아 파에 그쳤다. 그러나 11번 홀(파4) 버디 이후 상승세를 탔다. 3홀 연속 핀을 공략한 샷이 홀 2~3m에 붙으면서 버디를 잡아 2언더파까지 치고 올라왔다. 우즈의 클러치 퍼트가 작렬했다.
하지만 14번 홀(파4)은 아쉬웠다. 티샷이 러프에 빠지면서 3온 2퍼트로 다시 보기로 뒷걸음질쳤다. 그래도 역시 우즈였다. 15, 16번 홀에서 2연속 버디로 실수를 만회했다. 허리 수술 뒤 두 번째이자 시즌 첫 메이저 출전에 "아직 경쟁할 준비가 안 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후반 들어서 우즈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경기 초반 불안했던 샷과 퍼트감이 살아났고 홀이 지나면서 안정감이 더해졌다.
우즈는 2006년 이 코스에서 열린 디 오픈에서 3번째 우승을 했다. 아버지를 잃고 출전한 첫 메이저 대회에서 18언더파로 우승하면서 감동적인 드라마가 됐다. 2008년 US오픈 이후 메이저 14승에 멈춰 서 있는 우즈는 골프인생 제3막을 준비하고 있다. 우즈는 "2006년 디오픈은 내 기억에 남는 메이저 대회 우승 가운데 하나"라며 "수술 이전보다 강해졌다. 나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2008년에도 마스터스를 마치고 무릎 수술을 받았지만 곧 이어진 US오픈에서 우승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로열 리버풀은 화창한 날씨 속에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았다. 바람 없는 링크스 코스의 최대 복병은 항아리 벙커와 질긴 러프였지만 젊은 맹수들은 이리저리 평탄한 코스이 허점을 파고들었다. 매킬로이는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는 여우같은 플레이로 단독선두에 올랐다. 또 20대의 영건 마테오 마나세로(21·이탈리아)도 5언더파를 기록하며 젊은 사냥꾼의 대열에 합류했다. 스콧은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였다. 미켈슨은 버디는 2개에 그치고, 보기를 4개나 기록하는 어려운 경기를 했다.
8명의 한국(계) 선수 중에서는 최경주(44·SK텔레콤)와 김형성(34·현대자동차), 그리고 안병훈(23) 등 3명이 이븐파 공동 49위로 첫날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형태(37)와 양용은(42·KB금융그룹)은 3오버파, 정연진(24)는 5오버파, 장동규(26)는 6오버파로 부진했다. 재미교포 케빈 나(31)는 4오버파로 1라운드를 마쳤다.
J골프가 1라운드에 이어 18일 대회 2라운드는 오후 5시부터, 19일 3라운드는 오후 6시부터, 20일 최종 4라운드는 오후 7시부터 생중계한다.
최창호 기자 ch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