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을 앞두고 두산 이성곤(22)은 취재진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4년 2차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32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그는 아직 1군 출장 기록도 없다. 하지만 그의 '특별한' 가족 관계로 이미 많은 야구팬에게 알려져있다. 그는 이순철 SBS 해설위원의 아들이다. 특히나 이날 퓨처스 올스타전 중계는 이순철 위원이 맡았다. 이성곤은 북부리그 올스타로 선정돼 1번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평소 '독한' 해설로 유명한 이 위원이 아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내릴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이성곤 역시 주변의 그런 분위기를 알고 있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성곤은 "아버지가 '잘 해라'고 한 말씀 하시더라"며 "(아버지의 해설을) 기대하고 있고,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다. 아들이지만 선수이기도 하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야구 대선배'인 이순철 '해설위원'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뜻이었다. 대학 때까지 내야수로 뛰다가 프로 입단 후 외야수로 전향한 이성곤은 "외야로 처음 갔을 때 어려움이 많았다. 수비 스트레스를 덜 받고 타격에 집중하기 위해 외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순철 아들'로 주목받는 것에 대해서도 "시간이 갈 수록 좋은 성석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가 시작되고 이순철 해설위원은 '역시나' 날카로운 지적을 멈추지 않았다. 타격을 할 때는 "배트 스피드가 느리다"고 질책했고, 2루 도루에 성공을 했을 때도 "빠르지는 않은 것 같다. 2루 도루를 할 때 홈을 쳐다보면 안 된다. 스피드가 줄어든다"고 꼬집었다. 캐스터가 "아버지를 닮아 운동신경이 탁월한 것 같다"고 이성곤을 칭찬하자 "그런 것 같지는 않다"고 잘라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이성곤에 대한 평가는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이날 경기가 2회말이 끝난 후 우천으로 노게임 선언 됐기 때문이다. 이성곤은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고른 뒤 두 번태 타석에선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