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LIG손해보험(이하 LIG손보)에게 지난 19일 개막한 '안산·우리카드컵' 대회는 남다른 느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어쩌면 'LIG손해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치르는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이다.
LIG손보는 20일 안산 상록수체유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대회 B조 예선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3, 22-25, 25-17, 25-18)로 승리했다. 주포 김요한은 17점(공격성공률 50%)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라이트 이강원은 17점(공격성공률 52%)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문용관 LIG손보 감독이 "우리 팀의 꿈나무"라고 지목한 2년 차 손현종은 10점(공격성공률 46.67%)로 깜짝 활약했다.
문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이번 대회를 남다른 각오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단의 모기업이 바뀔 예정이지만,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구단 고위 관계자로부터 '배구단 운영을 열심히 잘 해달라'는 당부를 들었다. 구단 존속과 관련해 다른 위험요소는 전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선수들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했다.
문 감독의 말처럼 LIG손보 배구단의 역사는 이번 컵대회가 마지막이 될 예정이다. LIG손보는 지난 1일 KB금융에게 인수됐다. 현재 금융위원회의 인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에 따라 배구단도 KB금융 소속이 됐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0월 사명이 'KB손해보험'으로 바뀔 예정이다. 관계자는 "새 구단명을 갖고 2014~15시즌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며 "시즌 중에 바뀌게 되면 애로사항이 많은 만큼 시즌 전에 변경 작업을 마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LIG손보는 4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남자배구의 '맏형'이다. LIG손보의 역사는 1976년 6월 금성통신배구단이 체신부배구단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1992년 금성사 그룹사인 LG화재가 구단 운영을 맡으면서 'LG화재' 배구단으로 제3의 창단을 했다. LG화재는 90년대 중반 삼성화재·현대자동차서비스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며 배구 강호로 명성을 날렸다. 2006년에는 모기업이 LIG손해보험으로 명칭을 변경해 지금에 이르렀다. 김요한과 이경수 등이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 중이다.
LIG손보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날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승리하며 컵대회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