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만화의 대가` 이토 준지가 22일 `2014SICAF`에서 자신의 대표작 `소용돌이`를 소개하고 있다.
만화 '소용돌이'로 유명한 이토 준지(51)가 15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이토 준지는 22일 서울 남산 애니메이션센터 일대에서 개막한 '2014SICAF'(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축제)에 해외 게스트로 초청됐다. 1999년 '토미에'가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영화로 상영되면서 한국을 방문한 이래로 두 번째다. 이 날 이토 준지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공포만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누나가 2명 있었다. 보육원 다니던 4~5살 때의 일이 아닌가 한다. 우연히 다른 공포만화를 접했는데 흥미로웠다. '내가 그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 어릴 적 어떤 어린이였나.
"얌전한 어린이였다. 약간 불안감이 있었다. 소년들이 겪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같은 거였다."
- 공포만화의 매력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 슈퍼내추럴한 사건을 만화를 통해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좋다."
- 공포의 본질은.
"결국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다. 불안감 자체가 공포의 본질이다."
- 밤에 잘 때 공포스러운 꿈을 꾸나.
"꿈에서 한 번도 내 작품을 본 적이 없다. 꿈에서 본 것을 만화로 한 적은 있다."
- 공포만화가 작가에게 어려운 점은.
"아이디어를 만들 때 감각적인 것, 추상적인 것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 재미있는 걸 어떻게 표현하는 게 효과적인가 항상 생각한다."
- 본인의 대표작은.
"일반적으로 '토미에'나 '소용돌이'를 생각할 거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단편 '기괴한 아미가라 단층'을 꼽고 싶다. 단편을 굉장히 좋아한다. 단편이 대표작이 되어도 괜찮지 않나."
- 귀신·유령의 존재를 믿나.
"믿지 않는다. 믿지는 않지만 '없다'라는 것은 아니다. 납득 안가는 현상이 나타날 땐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 작품에서 일관적으로 표현하는 숨은 메시지는.
"미국의 공포소설 작가 러브크래프트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 광대한 우주에서 인간의 왜소함, 그런데서 오는 무력감을 표현하고 싶었다."
- 영향을 가장 많이 준 사람은.
"일본 공포만화가 우메즈 카즈오다."
- 팀 버튼을 어떻게 생각하나.
"팀 버튼 감독의 작품을 제대로 본 적은 없다. 인형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은 있다. '크리스마스의 악몽' DVD를 샀는데 제대로 보진 못했다."
-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무서운 공포만화를 그리려 노력하겠다. 한·일 관계가 좋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