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후반기 들어 5연승을 내달리며 선두를 굳혀가고 있다. 2위 넥센과의 승차는 어느덧 6.5경기까지 벌어졌다. 선발진이 연이은 호투를 선보이는 가운데, 타선의 무서운 조화력 역시 돋보인다. 1~9번 모두 타순에 맞는 색깔을 자랑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삼성은 26일 현재 팀타율 0.297로 두산·넥센과 함께 공동 1위다. 팀 내 3할 타자만 무려 6명이다. 최형우-박석민-나바로-채태인-박한이-이승엽이 각각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외 박해민(0.298) 이지영(0.292) 김상수(0.284)도 3할 타율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베스트 라인업이 확실한 삼성은 특정 선수가 팀 공격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1~9번 타순 모두 매서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타격의 정확성과 함께 장타력도 뛰어나다. 리그에서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8명 중 4명이 삼성 소속이다. 이승엽이 23개로 팀내 1위(전체 공동 3위)인 가운데, 박석민과 최형우가 22개(공동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톱타자 나바로도 20개로 당당히 8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중심타자 채태인(10개)도 후반기 5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최근 최형우가 부상 공백으로 빠진 뒤 타선의 조화는 더욱 빛을 발한다. 중심타자 채태인-박석민-이승엽은 돌아가며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최근 5경기에서 9홈런-31타점을 합작했다. 이승엽을 대신해 '공격형 6번타자'를 임시로 맡은 박한이 역시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류중일(51) 삼성 감독은 "중심타선이 돌아가면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감독 입장에선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고 반겼다.
지난 7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적시타를 날리는 삼성 박해민. 김진경 기자
빠른 발도 돋보인다. 톱타자 나바로가 도루 12개를 기록하며 공격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9번타자 김상수는 35도루로 부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6월 이후 주전 외야수를 확보한 박해민은 어느덧 도루 21개(7위)를 기록 중이다.
박빙의 상황에선 빠른 발이 공격의 활로를 뚫는다. 박해민은 25일 포항 NC전 0-0 동점이던 1회 말 무사 1, 3루에서 2루 도루를, 김상수는 26일 1-0으로 앞선 3회 말 2사 1루에서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모두 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최형우를 대신해 나서고 있는 김헌곤은 26일 NC전 3-1로 쫓긴 8회 2사 2, 3루에서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은 전반기 막판 4연패를 당하며 위기에 빠졌다. 게다가 타율 0.340-22홈런-62타점을 기록하던 4번타자 최형우가 빠져 악재가 겹쳤으나, 나머지 선수들이 각자 포지션에서 제 몫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선두 삼성은 점점 더 멀리 달아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