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전을 앞둔 29일 마산구장. 더그아웃에 앉아 있던 선동열(51) KIA 감독의 어깨를 누군가가 힘차게 주물렀다. "감독님. 안녕하십니까!" 인사를 하는 목소리가 너무 커서 다들 놀랄 지경이었다. 수장이 뒤돌아 보자 나지완(29·KIA)이 활짝 웃었다. 선 감독은 "(나)지완이가 아시안게임(AG) 국가대표에 뽑히더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대표팀에서 떨어졌다면 지금쯤 마음의 병을 얻었을 것이다"며 껄껄 웃었다.
정말 그럴뻔했다. AG 최종 명단은 지난 28일 낮에 발표됐다. 나지완은 전날 밤부터 잠 한숨 자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만약 뽑히지 못했다면 지금 버티기 힘들었을 것 같다. 잠도 못 자고 종일 안절부절 했다"며 "특히 나는 수비가 약하다고 평가됐다. AG에 가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지난해부터 군 입대도 미루고 오매불망 대표팀 승선만 기다려왔다. 은메달은 군 면제 혜택이 없다. 오로지 금을 향해 가야한다. 나지완은 "국가대표팀에 먹칠하지 않겠다. 타격뿐만이 아니라, 금메달을 향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지완과 함께 나란히 AG대표팀에 승선한 양현종(26·KIA)의 생각도 같았다. 양현종은 "지완이 형이 못 뽑힌다는 생각은 사실 못해봤다. 늘 될 거라고 믿어왔다. 형과 함께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