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뜻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다. 축구협회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18일 브리핑에서 차기대표팀 사령탑 1순위 후보였던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62) 감독과 협상이 결렬된 이유에 대해 "세금과 관련한 연봉 문제, 주 활동지역에 대해 생각의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판 마르베이크 감독을 존중하는 뜻에서 밝히지 않았다.
일간스포츠 취재결과 이 중에서도 세금 문제에서 양측의 이견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지도자가 한국대표팀을 맡을 때 세금이 어떤 방식으로 매겨지는지 궁금하다.
먼저 외국인 지도자가 협회와 계약하면 거주자로 분류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우리나라에 1년 이상 '거소(주소지 이외의 장소 중 상당기간 걸쳐 거주하는 장소)'를 둔 경우 거주자로 본다"고 설명했다. 협회가 신임 감독과 장기계약을 추진했으므로 거주자가 되는 게 자연스럽다. 지금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외국인 지도자 모두 거주자였다. 거주자는 우리나라 사람과 동일한 세금을 낸다. 현재 3억원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은 38%다. 협회와 20억원 수준에서 연봉 협상을 벌인 판 마르베이크 감독에게는 당연히 최고세율이 적용된다.
협회는 외국인 지도자를 영입할 때 세금을 대납해주는 '네트 계약'을 한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의 연봉이 20억원이면 여기서 발생하는 세금은 협회가 납부하는 방식이다. 20억원의 세전 금액을 따져 계산하면 협회가 판 마르베이크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 부담할 금액이 약 34억원이다. 협회는 명장 영입을 위해 이 정도 투자를 결심했다.
그러나 생각지도 않게 네덜란드 쪽에 내야하는 세금 때문에 협상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한국과 네덜란드는 이중과세방지협약을 맺고 있다. 같은 소득에 대해 두 나라에서 중복과세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문제는 네덜란드와 한국 세율이 다르다는 데 있다. 네덜란드는 고소득자에게 보통 52%의 세율을 매긴다. 한국 세율과 약 14% 차이가 난다.
세무전문가는 "14%에 대한 세금 차액은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네덜란드에 납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런 경우 세금 차액은 본인이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한국을 거쳐간 외국인 감독들도 다 그렇게 했다.
문제는 판 마르베이크 감독의 경우 이 차액까지 협회가 보전해주길 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의 요청을 수용해 그 차액(14%)까지 세전 금액으로 계산하면 협회가 써야할 돈이 40억원을 훌쩍 넘는다. 당초 책정했던 금액보다 훨씬 높아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협회는 결국 협상 테이블을 접기로 했다. 추가로 지불할 돈도 부담이지만 판 마르베이크 감독 태도에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협회 측은 판 마르베이크 감독의 계속된 무리한 요구를 보면서 그가 한국행을 '돈벌이의 일환'으로만 본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